'특종' 조정석, 납득이 잇는 두 번째 터닝포인트(인터뷰)

이한철 기자

입력 2015.10.26 09:22  수정 2015.10.30 08:30

생활연기 달인, 액션연기 더하며 원톱 존재감 입증

원톱 흥행 부담감, 개봉 앞두니 실감 "긴장감의 연속"

영화로는 처음 원톱 주연을 맡은 조정석은 긴장감 속에 팬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잠은 잘 자는데 너무 일찍 깨요. 무의식적으로 긴장하고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배우 조정석(36)이 첫 원톱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그동안 자신보다는 상대 배역을 더 빛나게 하는 연기자로, 독특한 생활연기로 웃음을 전해줬던 조정석이 영화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책임감까지 어깨에 짊어지게 된 것. 그만큼 한 단계 성장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정석은 22일 개봉한 영화 '특종: 량첸 살인기'(이하 '특종')'에서 연쇄살인사건에 관한 일생일대의 특종이 사상초유의 실수임을 알게 된 기자 허무혁을 연기한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 그의 오보대로 실제 사건이 발생하며 일이 점점 커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역시 가장 큰 걱정은 관객들의 반응이다. 앞서 '건축학개론' 속 납득이가 첫 번째 터닝 포인트였다면, 영화 인생의 두 번째 터닝 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특종'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조정석은 자신에게 쏠리는 주위의 시선을 개봉이 임박해서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그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처음 작품 선택할 때는 부담감이 없었어요. '이건 내게 기회다. 도전해보자'라는 생각만 앞섰죠. 그건 촬영 현장에서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완성품이 나오고 개봉을 앞두니 이제야 실감이 나요. 20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인데 500만이 되면 정말 눈물 날 것 같아요."

조정석의 생활연기는 영화 '특종'에서도 어김없이 빛을 발한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충무로의 대세 배우들은 대체로 젊은 시절에 한참 폼 나는 연기를 찾아다니다 나이가 들어서야 친근한 생활연기로 전환하곤 한다. 하지만 조정석은 첫 시작부터 어딘가 모자라면서도 귀엽고 친근한 연기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런 그를 두고 팬들은 "생활 연기의 달인" "혼잣말 연기의 달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허무혁에 대해선 "캐릭터가 나와 정말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며 차원이 다른 혼잣말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보니 호흡이 절로 나온 것 같아요. 크게 스트레이트와 훅이 아니라 잽으로 연기한 듯합니다. 예전에도 무거운 정극에선 호흡을 큼직하게 가지만, 그러는 사이사이에도 나만의 느낌을 살려냈던 것 같아요."

사회부 기자 역할이었던 만큼, 캐릭터 연구를 위해 TV 뉴스를 많이 본 것이 도움이 됐다. 이를 통해 기자들의 말투와 억양 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조정석은 "스튜디오에서 말할 때, 자료화면이 나올 때, 현장 톤이 다 다르더라"라며 인터뷰 도중 각기 다른 연기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또 하나 특징은 강도 높은 액션신이다. 이것 역시 폼 나는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생활 액션 혹은 막싸움에 가깝다. 하지만 그만큼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진한 효과를 발휘했다.

조정석은 "액션장면은 날렵한 합의 액션이 아닌 막싸움이라 다칠 위험이 컸다"면서 "실제로 팔도 다치고, 근육을 잘못 써서 염좌에 걸렸다. 응급실에 가서 주사를 맞은 뒤 다시 촬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뮤지컬배우로서 10여 년간 활약한 조정석이지만, 이제는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3년 '연애의 온도'로 현실 속 연애를 솔직하고 세밀하게 담아 호평을 받은 여성감독 노덕이 시나리오와 연출을 담당했다. 조정석과는 1980년생 동갑내기다.

조정석은 "여성스러우면서도 중성적 매력을 지녔다"며 "여성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선장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촬영하면서도 그랬지만 완성본이 나온 후에도 존경스럽더라.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그렇고, 이런 작품을 쓰고 연출한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진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편집국장 역의 이미숙, 편집국 이사 역의 김의성,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역의 배성우 등 명품 조연들이 조정석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특히 배성우는 연극 '트루웨스트'에서 상극 형제로 만나 혈투를 벌인 바 있어 더욱 각별한 인연이 있다. 영화에서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후 두 번째 만났다.

"성우 형은 매번 볼 때마다 새로워서 놀라요. '트루웨스트' 때는 형의 본능적인 연기 감각에 놀랐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때는 귀엽고 모자란 동네 형 같은 느낌에 놀랐다. 이번엔 사건을 수사하는 오반장이라는 캐릭터 덕분인지 아주 잘생겨 보였어요. 본인도 잘 생겼다며 만족해하시더라고요."

조정석은 내년에 선보일 영화 2편을 준비 중이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특종'으로 성공적인 올 한해를 마친 조정석은 내년에도 두 개의 작품을 들고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 모든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곽재용 감독의 '시간이탈자'와 그룹 엑소의 멤버 도경수와 함께하는 권경수 감독의 '형'이라는 작품이다.

"작품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시나리오예요. 뮤지컬이나 연극 할 때도 아무리 화려한 캐스팅을 내세워도 작품 자체가 재미 없다면 관객들이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죠. 그리고 관객들이 '조정석이란 배우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할까'란 생각을 했죠.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 '시간이탈자'와 '형'이었죠."

더불어 연기인생의 뿌리나 다름없는 뮤지컬 무대로의 복귀도 예고했다. 사실 10여 년간 대학로 무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손꼽혔던 조정석이었다. 그만큼 최근 영화에 집중하느라 무대에서 멀어진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조정석은 "매년 한 작품 이상은 꼭 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올 한해를 "대운이 들어온 해"라고 표현한 조정석이지만, 내년엔 더 바쁘고 다이내믹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와 무대를 동시에 주름잡는 2016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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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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