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웠던 PO 1차전…구관이 명관 니퍼트
니퍼트, 플레이오프 사상 첫 외국인 완봉승
무기력했던 NC, 2차전마저 내준다면 벼랑 끝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 예측됐던 플레이오프가 경기를 지배한 니퍼트로 인해 싱겁게 막이 내렸다.
두산은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의 플레이오프 원정 1차전서 투타의 완벽 조합에 힘입어 7-0 승리를 거뒀다.
민병헌이 홈런 2개 포함,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1차전 MVP 선발 투수 니퍼트의 몫이었다. 니퍼트는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KBO리그 역대 플레이오프서 외국인 투수의 완봉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확대시키면 두산 리오스(2007년 한국시리즈 1차전), KIA 로페즈(2009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 이은 세 번째 대기록이다.
사실 1차전 선발 싸움은 두산보다 NC쪽으로 기우는 게 사실이었다. NC의 선발은 올 시즌 19승 5패 평균자책점 3.13의 특급 활약을 펼친 에릭 해커였기 때문이다. 반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니퍼트는 올 시즌 고작 20경기 출전에 그쳤고,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의 낙제점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페넌트레이스에서의 기록은 그저 참고 사항에 불과했다. 올해로 한국무대 5년차를 맞은 니퍼트는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NC 타선을 요리했다.
5회가 가장 큰 고비였다. 니퍼트는 선두 타자 테임즈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이날 경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테임즈가 2루 도루로 흔들자 나성범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타자는 올 시즌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백전노장 이호준이었다. 니퍼트는 다행히 이호준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래도 1사 1,3루 위기는 계속됐다. 타석에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손시헌이 들어섰다. 경험이 풍부한 손시헌 역시 타격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적시타를 터뜨릴줄 아는 선수였다. 하지만 니퍼트가 수 싸움에서 앞섰다. 손시헌을 병살타로 유도한 니퍼트는 견고한 내야 수비에 포효하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두산의 호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준플레이오프서 타격감이 오락가락했던 민병헌이 살아났다. 이날 승리에 쐐기를 박는 쓰리런 홈런 포함, 2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버린 민병헌은 김태형 감독의 ‘3번 고민’을 단번에 해결하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베테랑 홍성흔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99개)를 기록 중이던 홍성흔은 1차전서 안타를 때리겠다는 약속을 지켜냈다. 홍성흔은 두 번째 타석서 해커의 초구를 걷어 올려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정규시즌 내내 부진해 팀 타선에 크게 공헌하지 못한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반면, 니퍼트로부터 일격을 당한 NC는 상황이 다급해졌다. 2차전에서는 후반기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된 스튜어트가 나선다. 두산 역시 좌완 장원준이 출전하기 때문에 승부의 향방이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고 밝혔다. 테임즈-나성범-이호준으로 이어지는 믿었던 타선은 끝내 침묵했고, 평균자책점 1위를 자랑하는 투수진마저 두산을 압도하지 못했다. 안방 2차전에서마저 패한다면 곧바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1군 무대 3년차 만에 벌써 두 번째 맞이한 가을 야구가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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