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옹골진 웅담, 두산 5차전 간다
니퍼트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 발판 마련
6회 타선 폭발하며 해커 끌어내리는데 성공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뚝심이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 홈 4차전서 선발 니퍼트의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7-0 승리했다.
이로써 기사회생한 두산은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들며 창원행 버스에 오른다. 두산과 NC는 오는 24일 마산구장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이 걸린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5차전을 치른다.
김태형 감독의 옹골찬 고집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일단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무실점으로 막아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1차전서 완봉승을 따냈던 니퍼트는 2011년 두산 입단 이후 처음으로 3일만 쉰 뒤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명성 그대로였다. 니퍼트는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전날 폭발했던 NC 타선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지난 2~3차전에서 NC 투수들에 막혔던 타선도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두산은 2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들을 내보내며 불방망이에 예열을 가했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0의 행진은 계속됐다. 특히 타선이 받쳐주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니퍼트는 평정심을 잃지 않은 채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나갔다.
운명의 6회말, 두산 타자들이 NC 선발 에릭 해커를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의 뚝심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선두 타자 민병헌이 2루타로 물꼬를 텄고 김현수가 볼넷을 골라나갔다. 무사 1,2루. 타석에는 발가락 부상으로 전날 결장했던 양의지였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희생번트가 예상됐지만 두산 더그아웃의 생각은 달랐다. 강공이었다.
결국 양의지의 먹힌 타구는 절묘한 곳으로 떨어졌고, 무사 만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가교 역할을 담당한 양의지가 없었더라면 두산의 6회말 3득점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재원과 고영민의 후속 안타가 터진 두산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해커를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김태형 감독의 승부수는 8회초에도 나왔다. 투구수가 비교적 여유 있었던 니퍼트를 내리는 대신 마무리 이현승의 조기 투입이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서 첫 등판한 이현승의 경기 감각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한 덕분에 구위는 살아 움직였다. 이현승은 8회 선두 타자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뒤이어 나온 2명의 타자를 위력적인 공으로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지석훈의 안타가 나오며 다시 불안했지만 대타 모창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김태형 감독은 스승이자 선배인 NC 김경문 감독과 닮은 구석이 많다. 김경문 감독 역시 지난 2차전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오기 위해 선발 스튜어트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등 뚝심의 야구를 선보인 바 있다.
김태형 감독의 옹골찬 고집은 선배 이상이었다. 벤치서 충분히 작전을 낼 법도 했지만 별다른 신호 없이 선수들에게 믿음을 실어줬다. 감독의 뚝심이 승부를 최종전까지 끌고 갔다 해도 과언이 아닌 한 판이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