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은 28일 서울 강남 청담동 CGV씨네시티 M큐브에서 '정규 11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고 11집 앨범 Part1 아이엠(I am...)' 수록곡들을 소개하고 '가수인생 시즌2' 개막을 알렸다.
신승훈은 "정규 11집의 의미는 신승훈의 음악인생 시즌2라고 할 수 있다"라며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10집 이후에는 다시 쓰는 1집이라고 생각하며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11집은 서로 성향이 다른 두 장의 앨범으로 구성됐다. 이날 공개된 Part1 '아이엠(I am...)'은 90년대 팬들을 열광케 한 신승훈 특유의 스타일에 현재의 감성을 더해 업그레이드 한 곡들이 수록됐다.
그리고 추후 공개되는 Part2 '앤드 아이엠(&I am)'은 대중성과 별개로 해보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출사표 하에 나왔던 3장의 미니앨범 '3 Waves of unexpected twist'를 통해 얻은 음악적 역량을 압축했다.
그만큼 신승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고루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신승훈은 "9년의 시간 동안 이유 있는 방황을 했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상상만 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 3장의 미니앨범을 통해 부딪쳐봤던 것"이라며 "이제는 내게 어울리는 음악 안 어울리는 음악이 뭔지 알 것 같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번 앨범에 대해 "25년차 가수가 할 수 있어야 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음악들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승훈의 11집은 Part1과 Part2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 도로시뮤직
먼저 공개된 Part1의 타이틀곡 '이게 나예요'는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 곡이다. 오랫동안 발라드의 황제의 귀환을 기다려 온 음악 팬들에게 명불허전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신승훈 표 발라드'다.
"믹싱 4번 마스터링 3번이나 고쳐서 완성한 곡"이라는 신승훈은 "너무 슬퍼서 바로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묻어나는 노래를 만들어봤다. 영화에서 가장 슬플 때가 여자가 웃으면서 '안 울어' 그러면서 눈물 흘릴 때다. 이 노래가 바로 그런 노래다"고 소개했다.
두 번째 트랙 '해, 달, 별 그리고 우리'은 메이트 정준일이 쓴 곡으로 무려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김고은과의 듀엣으로 발매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김고은이 연기만큼이나 뛰어난 노래 실력을 자랑한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며 듀엣을 부탁했고, 기대 이상의 노래 실력에 순식간에 녹음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신승훈은 "내 목소리가 알맹이가 있는 목소리라면 김고은은 공기 같은 목소리"라며 "소리 반은 내가, 공기 반은 김고은이 갖고 있다. 소리와 공기가 잘 어우러진 사랑스러운 노래"라고 소개했다.
'사랑이 숨긴 말들'은 스탠다드 재즈에서 벗어난 사운드와 코러스, 무엇보다 신승훈의 새로운 창법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I Believe'로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던 양재선 작사가의 시적인 가사와 신승훈의 멜로디가 어우러진 재즈 넘버다.
신승훈은 "내게 영원한 숙제가 재즈였다. 좋아하는 장르이긴 하지만, 연륜이 쌓이면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연륜이 쌓인 것 같다"면서 "재즈 하면 복고가 생각나는 것보다는 조금은 트렌디하게 만들어봤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발라드는 계속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향후 25년 음악인생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 도로시뮤직
매 앨범마다 1~2곡씩 포함됐던 흥겨운 디스코 넘버도 빠지지 않았다. '아미고(AMIGO)'는 콘서트 때 마다 관객들과 함께 하는 안무로 장관을 이루는 '엄마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신승훈의 작곡 능력과 음악적 스펙트럼을 짐작해볼 수 있는 곡이다.
신승훈은 "내 목소리가 가장 적합한 노래가 디스코인 것 같다. 특히 콘서트를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말해 향후 진행될 콘서트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쥬 메리 미'(Would you marry me)는 신승훈이 처음 선보이는 프러포즈송이다. '오랜 이별 뒤에'나 'I Believe'처럼 따뜻하면서도 애틋한 감성을 좋아하는 음악 팬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을 곡으로, 과하지 않은 절제미가 돋보이는 창법으로 소화해 냈다.
신승훈은 "가수가 노래 제목 따라 간다고 '보이지 않는 사랑'을 부르니까 사랑이 안 보이더라. 노래를 바꿔보면 나에게도 사랑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썼다"고 농담 섞인 진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Part1 앨범의 마지막 곡인 '아이 윌(I will)'은 풀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함께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가사가 어우러진 곡이다. 편곡을 무려 5번이나 바꿨을 정도로 공을 들여 완성한 곡이다. 신승훈은 이 곡에 대해 "녹음할 땐 최대한 담백하게 부르는 게 정석인데, 이 노래는 조금 오버를 했다"면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콘서트에서 빛을 발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1990년 '미소속에 비친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한 신승훈은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이했다. 말하자면 이번 앨범이 25주년 기념음반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신승훈은 '25주년 기념' 같은 거창한 문구를 정중히 사양했다.
신승훈은 "축하 받을 시간이 없다. 25주년에 대한 감회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음악을 25주년에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발라드는 죽은 게 아니다. 그대로 있다. 다른 장르가 올라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올라온 것은 내려오기 마련"이라면서 "내게 발라드는 계속 해야 할 책무이기 때문에 지켜나갈 것이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25년 세월이 결코 허투루 흘러간 게 아님을 입증한 '가장 신승훈다운' 음악과 행보다. 지난 25년의 영광을 잊고 다가올 25년을 설계하는 그의 모습이 후배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신승훈은 11월 중순께 정규 11집 Part2 '앤 아이엠(&I am)'을 발표한 뒤 12월 4일부터 6일까지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더 신승훈쇼- 아이 엠 신승훈' 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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