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팬들 부글부글 "시스템 야구도 한계" 도마 오른 3인방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10.31 12:26  수정 2015.10.31 13:40

시스템 야구도 갑작스러운 3명 이탈에는 대응하기 어려워

삼성 류중일 감독.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충격적인 3연패에 빠지며 한국시리즈 5연패 좌절 위기에 몰렸다.

삼성은 30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에 3-4 역전패를 당했다. 이제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가장 믿을 수 있는 필승 카드 차우찬을 올리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이번 시리즈 삼성 마운드의 핵으로 떠오른 차우찬은 3-3 맞선 5회말 2사 1,2루에서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차우찬은 비록 민병헌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득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안정된 피칭을 이어가며 3.1이닝 2피안타 무자책점 역투했다. 차우찬 자신의 몫은 충분히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료들이 받쳐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민병헌의 타점이 이날 경기의 마지막 득점이자 두산의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기록상 안타였지만 타구 방향을 감안했을 때 3루수 박석민이 잡아줬어야 할 상황이다.

더구나 삼성 타선은 경기 후반 6,7,9회 세 차례나 득점찬스를 잡고도 1점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9회 1사 만루에서 안타 하나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김상수와 구자욱이 연이어 내야땅볼로 물러난 장면은 맥 빠진 삼성 타선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터져야 할 나바로-최형우-박석민의 중심 타선은 이날도 1안타에 그쳤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삼성이 비록 주력 투수인 안지만-임창용-윤성환이 빠졌지만 타선은 큰 공백이 없었다는 것을 떠올릴 때 변명의 여지가 없는 대목이다.

역전을 기대하며 차우찬 카드를 계속 밀어붙였던 류중일 감독은 결국 소득 없이 팀내 가장 확실한 투수자원을 소모한 꼴이 되고 말았다. 차우찬은 당장 5차전 등판이 어려워졌다. 벼랑 끝 승부에서 가뜩이나 열세인 투수진에서 최고의 전천후 카드 없이 두산을 상대하기란 지금 분위기에서 쉽지 않다.

삼성은 2년 전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상대로 4차전까지 1승 3패의 벼랑 끝에 몰렸으나 막판 기적 같은 3연승을 일궈내며 역전 우승을 따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타선도 타선이지만 결국 삼성의 최대강점은 고른 투수력에 있었다. 그런데 선발 윤성환이 빠지고 필승조 안지만-임창용까지 제외되며 마운드 운용에 너무나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차우찬이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선발진의 두께까지 얇아졌고 차우찬의 앞과 뒤를 받쳐줄 수 있는 투수도 보이지 않는다. 제아무리 시스템 야구를 자랑하는 삼성이라도 주력투수 3인방을 1~2주 사이에서 대체하기란 역부족이었다.

내년 홈구장 이전을 앞둔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유종의 미와 함께 통합 5연패라는 역사적 대업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몇몇 선수들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전력에 큰 구멍이 뚫렸고 팀분위기도 엉망이 되어버렸다.

팀 몰락의 단초를 제공한 선수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삼성 팬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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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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