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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검증위 "반도체 직업병 인과관계 입증 어렵다"


입력 2015.11.25 11:16 수정 2015.11.25 11:16        이홍석 기자

외부전문가 주축 산업보건검증위 조사 결과 발표

포괄적 지원보상체계 제안..."보상 체계 수립해야"

외부 전문가들이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을 1년간 조사한 결과, 근로자들의 직업병 발생에 대한 인과관계가 입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SK하이닉스
외부 전문가들이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을 1년간 조사한 결과, 근로자들의 직업병 발생에 대한 인과관계가 입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다만 인과관계 확인을 유보하는 것으로 암과 희귀질환이 발병한 근로자들을 지원하는 '포괄적 지원보상체계'를 제안했다.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이하 검증위)는 25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년간 진행한 SK하이닉스 작업장 산업보건 실태 검증결과와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장 내 직업병 관련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해 10월 회사와 독립적으로 선정된 외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보건검증위원회를 구성했다. 검증위는 이후 1년 간 작업환경 실태 및 직업병 의심사례 조사 등을 포함한 산업보건진단을 실시했다.

검증위 조사 결과, 지난 2010∼2014년 암으로 병가를 신청한 SK하이닉스 근로자는 모두 108명으로 이중 갑상선암이 전체의 56.5%(6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뇌종양(10.2%)·위암(9.3%)·유방암(8.3%) 등의 순이었으며 백혈병 등 조혈기계 암은 4.6%였다.

검증위는 SK하이닉스 근로자들의 갑상선암 발생 확률이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에 비해 남성은 2.6배, 여성은 1.3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표적인 직업병으로 거론된 뇌종양이나 백혈병, 남성 비호지킨림프종 등은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증위는 "암이나 발생률이 극히 낮은 희귀질환들은 인과관계 평가 자체가 근본적으로 어려웠다"면서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되는 유해인자에 상당한 수준의 노출이 있음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직업병 관련 논란은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증위는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유보'인 만큼 SK하이닉스가 근로자들의 치료와 일상유지에 필요한 기본수준을 지원하도록 '포괄적 지원보상체계'를 마련해줄 것을 제안했다.

지원 대상자로는 재직자뿐만 아니라 질병에 따라 협력업체 재직자와 퇴직자, 자녀 등도 포함하고 대상 질환으로는 반도체 산업과 조금이라도 상관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암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갑상선암, 뇌종양, 위암, 전립선암, 직장암, 췌장암, 난소암, 백혈병, 다발성골수종, 폐암, 비호지킨림프종, 기타 조혈기계 암 등이다.

다발혈관염육아종증, 전신성 홍반루푸스, 전신경화증,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등의 희귀난치성질환, 불임, 자녀의 소아암과 선천성 심장기형 및 희귀난치성질환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검증위는 보상체계 마련과 별도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작업장에서 산업보건안전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총 127개 개선과제를 제안했다. 화학물질 및 및 작업환경 분야가 66개, 건강영향관리 분야가 25개, 산업안전보건 및 복지제도 분야가 36개 등이었다.

검증위는 "이번 경험과 제안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고 나아가 근로자 질병에 대한 사회적 보장 확대와 산재보험 개혁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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