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드라마 인기…지상파 위협
시청률 10% 돌파 여전히 힘들어
"그냥 떠나보내기엔 너무 아쉬워요."
올해도 어김없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드라마들이 있다. 시청률은 낮지만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도 있었고 웰메이드물로 불리며 시청률,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도 있다. 종영이 아쉬웠던 작품들을 방송사별로 살펴보자.
KBS, 주말극 강세·'프로듀사' 김수현
KBS는 전통의 주말극 강자답게 주말극 인기를 이어갔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후속 '파랑새의 집'이 다소 주춤했으나 이후 '부탁해요 엄마'가 괜찮은 성적표를 내놓으며 부진을 만회했다.
'파랑새의 집'은 전작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시청률과 '급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뻔한 소재를 질질 끈 전개는 극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후속인 유진 고두심 주연의 '부탁해요 엄마'는 엄마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주말극이다. 가족들의 소소한 사랑과 남녀 주인공의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을 비교적 매끈하게 그려내 30% 중반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올해 KBS 최고 화제작은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다. KBS 대표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가 기획한 첫 예능형 드라마이자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와 한류스타 김수현이 다시 만난 작품이다.
'프로듀사'는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방송 내내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성공했다. 시청률은 10% 후반대를 나타내 '대박'을 쳤다. 어리바리 신입 PD로 분한 김수현은 이 드라마로 '별그대'에 이어 연타석 흥행 홈런을 날렸다. 한류스타 김수현의 이름값 효과를 제대로 본 작품이다.
사실 '프로듀사'는 혹평도 만만치 않았던 드라마였다. 예능국 PD들의 일상을 보여준다는 기획 의도와는 달리 갈수록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며 '기승전연애'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정 배우 때문에 참고 본다"는 지적도 일었다.
MBC, 지성 황정음 이은 '득예 신' 전인화 활약
MBC는 재회 커플 지성과 황정음을 내세운 '킬미 힐미'를 선보였다. 두 배우는 '지성이면 정음'이라는 말을 만들어내며 상반기 최고 캐릭터로 등극했다.
드라마는 9% 후반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화제성만큼은 단연 최고였다. 지성은 여러 배우가 고사한 다중인격 캐릭터 차도현을 신들린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신세기 안요나 페리박 등 총 7개 인격은 지성을 만나 찬란하게 빛났다.
황정음은 지성을 뒷받침하며 환상적인 조합을 이뤄냈다. 특히 같은 소재를 그린 경쟁작 현빈 한지민 주연의 '하이드 지킬, 나'에 완승, 톱스타 캐스팅보다 탄탄한 이야기와 연출이 드라마의 성공을 가른다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황정음은 하반기 방송한 '그녀를 예뻤다'에서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여배우라면 꺼렸을 못생긴 캐릭터를 맡은 황정음은 김혜진을 맛깔스럽게 표현해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작정하고 망가진 연기는 황정음만이 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성준 역의 박서준도 이 드라마를 통해 지상파 주연 데뷔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똘기자 역의 최시원도 코믹한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연기해 '최시원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왔다! 장보리'를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려놓은 김순옥 작가의 차기작 '내 딸 금사월'도 주목할 만하다. '막장'이라고 욕하지만 김순옥 작가의 작품은 묘하게 끌린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금사월보다 더 돋보이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금사월의 엄마 신득예 역의 전인화다. 사월이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슈퍼맨처럼 나타나 모든 일을 해결해주는 전인화는 시청자들로부터 '득예 신(神)', '갓득예'라는 칭호를 얻었다.
SBS, 웰메이드물 '펀치'·최고 시청률 '용팔이'
올 초 종영한 '펀치'는 '추적자', '황금의 제국'에 이은 박경수 작가의 권력 3부작 완결편으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의 민낯을 까발렸다. '덜 나쁜 놈'과 '더 나쁜 놈'만 있을 뿐. 완전히 깨끗한 사람은 없다는 드라마의 메시지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시청률도 10% 중반대를 나타내며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는 안방극장에 단비를 뿌렸다.
주인공 박정환 검사 역을 맡은 김래원, 이태준 검찰 총장 역을 맡은 조재현의 연기 대결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랜만에 컴백한 김래원은 이 드라마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연기로는 토를 달 수 없는 배우다.
시청자는 죽음의 문턱에서 정의를 위해 싸운 박정환에게 연민을 느끼며 그를 응원했다. 박 작가의 탄탄한 필력,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연출이 시청자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올해 최고의 시청률은 기록한 작품은 김태희 주원 주연의 '용팔이'였다. 13회 방송분(9월 16일)에서 21.5%를 나타냈다.
톱스타 김태희가 2년 만에 복귀한 작품인 '용팔이'는 첫 방송에서부터 10%를 돌파하며 대박을 예고했다. 김태희는 캐릭터 탓에 극 초반 줄곧 누워 있었고 용팔이 역의 주원의 동분서주하며 드라마를 이끌었다.
주원은 동생 수술비를 대느라 진 빚을 갚기 위해 조폭 왕진을 다니는 '용팔이'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따뜻한 마음씨에 뛰어난 실력까지. 미워할 수 없는 용팔이는 꽃미남 주원이라는 배우를 만나 훨훨 날았다. 어린 나이에도 극을 이끈 주원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뤘다.
잠에서 깨어난 김태희는 이전보다 나아진 연기력을 보여줬으나 아직도 미약한 단계다. "밥 먹었어?" 같은 기본적인 대사 처리도 어색하게 들리는 건 왜일까. 너무 예쁜 외모도 연기엔 걸림돌이다.
드라마는 러브라인 없었던 극 초반 빠른 전개로 호평받았지만 김태희가 깨어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억지 설정이 난무했다. 시청률은 높았지만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인 건 아쉬운 부분이다.
케이블, '오나귀'·'응팔' 신드롬
케이블채널에선 독특하고 신선한 스토리로 중무장한 드라마들이 눈길을 끌었다. tvN에서 선보인 '오 나의 귀신님'이 단연 독보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드라마는 음탕한 처녀 귀신에게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박보영)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조정석)가 그리는 로맨스물이다.
박보영의 파격 변신이 통했다. 엉큼한 미소를 지으며 "한 번만 하자고요!"라고 외칠 땐 남자 시청자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도 '사르르' 녹아내렸다.
'일단 들이대는' 박보영의 19금 연기, 사랑스러운 박보영을 밀치며 도망가는 조정석의 모습은 폭소를 자아냈다. 박보영과 조정석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일까. '조정석과 박보영이 실제로 사귀었으면 한다'는 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88'은 12월 안방극장의 화두였다. 시청률 10%를 훌쩍 넘으며 '응답' 시리즈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다.
'응팔'은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 같은 드라마로,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남편 찾기보다 가족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는 얘기다.
주 시청층이 20~30대인 것을 감안하면 너무 거슬러 올라갔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가족애와 우정, 풋풋한 사랑을 일깨우며 '응답' 시리즈의 부활을 알렸다.
'응팔'의 미덕은 혜리, 류준열, 류혜영, 박보검, 안재홍, 이동휘, 고경표 등 청춘스타들을 발굴해냈다는 점이다. 특히 '응팔'은 모든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어느 한 캐릭터만 중점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지점이지만 공감 간다는 시청평이 많다.
'응답' 시리즈의 특권인 남편 찾기도 흥미롭다. 이번 편엔 동갑내기 사랑, 연상연하 커플, 중년의 사랑 등 여러 색깔의 사랑이 나온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누리꾼들의 남편 찾기 추리가 바빠지고 있는 가운데 '응팔'은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 두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