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믿는 구석…50억 터뜨린 FA 4인방?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2.25 07:46  수정 2015.12.25 22:48

원 소속팀 두산에 60억 원 대박 계약 요구

50억 계약자와 기록 비교해도 안 밀리는 수준

오재원의 FA 대박은 급변한 시장 상황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 연합뉴스

FA 오재원의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오재원은 내심 연봉 대박을 꿈꾸고 있었다. 2루수라는 포지션 희소성, 한국시리즈 우승팀 주장이라는 프리미엄은 물론 프리미어12에서의 통쾌한 '빠던' 배트 플립은 비호감이던 자신의 이미지를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한 4주간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두산 그룹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도하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상태다. 따라서 프로야구 선수 1명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적하기도 마땅치 않다. 한화와 넥센, kt는 확실한 2루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KIA와 SK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큰 손인 삼성과 LG가 일찌감치 FA 시장 철수를 선언하는 바람에 수요는 더 줄고 말았다. 사실상 선택지는 두산 잔류뿐인데 구단은 서두를 것 없다는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오재원은 4년간 60억 원의 큰 액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두산이 내밀고 있는 조건은 이보다 훨씬 적다. 서로 간의 입장 차가 크다보니 원활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오재원은 올 시즌 타율 0.280 11홈런 59타점 31도루의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통산 성적도 944경기 출장, 타율 0.274 29홈런 288타점 235도루로 FA 대박을 노리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곧 100억 시대를 맞이할 프로야구 FA 시장에서 60억 원이라는 돈은 여전히 큰 액수다. 60억 원은 삼성과 계약했던 심정수가 9년간 보유하던 역대 최고액이며, KBO리그 역사상 단 14명에게만 허락된 특급 선수 가이드라인이다.

오재원의 60억 원 요구는 무리한 바람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점이다.

FA 시장에서 선수의 몸값을 책정할 때 가장 많이 주목하는 부분은 역시나 기대 성적이다. 따라서 통산 성적도 중요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기록에 초점을 맞추게 되며, 나이가 어리다면 값어치는 더 올라가기 마련이다.

최근 KBO리그 FA 시장에서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이용해 계약 액수를 추정하곤 한다. 최근 3시즌 평균을 내 투수는 WAR 1.00당 20억 원, 타자는 16억 원으로 매긴다는 계산이다. 이는 실제 계약에서도 적용됐다. 지난 3년간 평균 WAR 3.00이었던 투수 손승락은 롯데와 60억 원에 계약했고, WAR 6.00대인 박석민은 역대 최고액인 96억 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최근 3시즌 동안 평균 3.08 WAR를 기록한 오재원이 이 셈법에 따른다면 그의 적정가는 50억 원 정도다.

FA 50억 원 계약자들의 성적표. ⓒ 데일리안 스포츠(자료 제공 스탯티즈)

50억 원에 계약한 선수들의 성적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FA 시장 역대 야수 가운데 50억 원을 받아든 선수는 2011년 이택근을 비롯해 2012년 김주찬, 2014년 이종욱, 그리고 올 시즌에 앞서 계약한 박용택까지 4명이다.

먼저 FA 거품의 발원지라 불리는 이택근은 2011년 첫 FA 자격을 얻었을 당시 3년간 타율 0.305 33홈런에 0.840의 OPS를 기록했고, WAR는 9.29(연평균 3.09)였다. 지난 3년간 9.26(연평균 3.08)를 찍은 오재원과 놀랍도록 성적이 비슷하다.

가장 성적이 떨어진 선수는 이듬해 FA 시장에 나온 ‘협상왕’ 김주찬이었다. 김주찬은 FA 직전 3년간 6.57의 WAR(연평균 2.19)를 기록해 35억 원 정도의 몸값이 적당했지만 빼어난 협상 능력을 발휘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8.08의 WAR(연평균 2.69)를 기록한 이종욱도 NC 팀 사정상 연봉 대박을 터뜨린 경우다.

지난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은 3년간 15.03 WAR(연평균 5.01)라는 특급 성적을 찍어내 80억 원의 계약이 가능했다. 하지만 계약 당시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몸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재원의 지난 3년간 기록은 이들과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오히려 나이가 가장 어리다는 점은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재원의 60억 원 요구가 그리 무리가 아닌 이유다.

하지만 인생사라는 것이 모두 예측대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도 FA 거품 현상은 여전했고, 오재원도 수혜를 입을 것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큰 손들의 FA 시장 철수 및 수요가 끊겼다는 점, 무엇보다 원 소속팀인 두산의 어려운 상황 등이 한꺼번에 발생하며 땅을 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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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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