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는 24일(한국시각), 김현수와 2년간 7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구단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현수의 입단을 크게 부각시켰고, “오리올스 왕국에 오신 김현수 선수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게재하기도 했다.
김현수는 입단식에서 “지금 눈물을 흘리라면 흘릴 수 있을 정도로 기쁘다”며 끓어오르는 벅찬 감동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진정한 경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김현수가 연평규나 350만 달러의 나쁘지 않은 조건을 받아들었지만 주전 자리까지 확보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관건은 벅 쇼월터 감독의 눈도장을 받느냐의 여부다. 쇼월터 감독은 선수 기용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철학을 지니고 있다. 한 번이라도 자신을 흡족 시킨 선수는 확실하게 밀어주는 반면, 눈 밖에 난 선수는 몸값에 상관없이 벤치에 앉혀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를 오랫동안 보아온 야구팬들에게 쇼월터 감독하면 낯익은 장면 하나가 있다. 바로 텍사스 시절 박찬호와의 악연이다. 당시 5년간 650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리고 텍사스에 입성한 박찬호는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등 팀의 에이스 중책을 맡았으나 부상 등의 불운이 겹치며 실패한 계약이 되고 말았다.
급기야 박찬호가 경기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거나 볼넷을 남발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김없이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오는 이가 있었다. 바로 쇼월터 감독이었다. 당시 쇼월터 감독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별다른 대화 없이 곧바로 투수교체를 지시하곤 했다. 단호하면서 매몰찬 그의 모습에 국내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1년 전 볼티모어에 입성했던 윤석민도 마찬가지였다. 스프링캠프서 인상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인 윤석민은 쇼월터 감독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말았다.
앞으로 공개될 옵션도 살펴봐야 한다. 김현수가 계약한 2년간 700만 달러에 플러스 옵션이 있다면 금상첨화이지만 옵션이 포함된 액수라면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을 수도 있다. 바로 1년 전 윤석민의 예가 있기 때문이다.
윤석민의 경우 선수 본인의 기량 부족이 메이저리그 입성 실패의 가장 큰 이유였지만 여러 가지 독소조항에도 발목이 잡혔다.
윤석민은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간 보장연봉 557만 5000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750만 달러라는 과도한 옵션을 매겼다.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 없는 계약이었다. 결국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문턱을 단 한 번도 밟지 못했고, 어렵게 얻어냈던 2년 차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부메랑처럼 날아와 아예 승격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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