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차리토 연일 맹활약…손흥민·판할 동병상련?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1.09 10:54  수정 2016.01.09 12:05

치차리토 내친 판 할 감독, 공격수 부재 시달려

손흥민과 치차리토, 1년 만에 입장 정반대로 바뀌어

분데스리가서 연일 맹활약하는 치차리토. ⓒ 게티이미지

분데스리가 무대를 휩쓸고 있는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레버쿠젠)의 득점행진이 매섭다. 치차리토는 최근 22경기서 무려 19골을 몰아치며 날선 발끝을 과시하고 있다.

전반기 분데스리가에서 치차리토보다 더 뛰어난 득점력을 발휘한 선수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와 피에르 에메릭 아우바메양(도르트문트) 뿐이다. 그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레알 마드리드 등 굴지의 빅클럽들을 거쳤지만 쟁쟁한 공격수들에 밀려 주전보다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었던 치차리토 입장에서는 비로소 염원하던 에이스의 역할을 맡으며 진가를 증명하고 있다.

치차리토가 눈부신 활약을 펼칠수록 반강제적으로 소환당하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루이스 판 할 맨유 감독과 손흥민(레버쿠젠)이다.

치차리토가 이번 시즌 맨유를 떠나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판 할 감독 때문이었다. 판 할 감독은 일찌감치 전력 외로 분류하며 기회를 주기 어렵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치차리토 역시 이 과정에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쫓겨나듯 떠난 치차리토는 올 시즌 레버쿠젠에서 보란 듯이 맹활약을 펼치며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아쉬워진 쪽은 판 할 감독과 맨유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웨인 루니를 비롯한 팀 내 공격수들이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득점력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축구전문가들과 맨유 팬들은 이구동성으로 치차리토와 같이 검증된 공격수를 내친 판 할 감독의 판단착오를 비판하고 있다. 판 할 감독은 성적부진으로 끊임없이 경질설이 거론될 만큼 자리마저 위태롭다.

또 다른 비교대상은 바로 손흥민이다. 지난 시즌까지 레버쿠젠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입단하며 3000만 유로(약 400억 원)라는 높은 이적료를 기록했다. 치차리토는 손흥민의 대체자로 레버쿠젠에 입단했으며 몸값은 오히려 절반도 안 되는 약 1200만 유로(약 159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이 지난해까지 달았던 7번을 치차리토에게 줬다.

두 선수의 올 시즌 팀내 입지와 활약상은 대조적이다. 치차리토는 손흥민의 절반도 안 되는 이적료로 영입했지만 활약상은 벌써 지난해 손흥민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면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이후 초기에는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 했으나 9월 부상 공백기를 틈타 델레 알리와 에릭 라멜라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바로 지난해까지 치차리토가 맨유에서 맡았던 역할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씁쓸하지만, 한편으로 레버쿠젠이 그만큼 장사를 잘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치차리토는 최근 자신의 활약상에 대하여 만족감을 표시하며 ‘꾸준한 출전’을 부활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공격수는 골도 중요하지만, 항상 경기에 출전해야만 감각을 유지할 수 있고 좋은 흐름을 타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2~3년간 나에게 부족했던 부분은 오직 그것뿐”이라며 레버쿠젠으로의 이적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확인했다.

치차리토의 진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판 할 감독과 지난 시즌 치차리토의 설움을 체험하고 있는 손흥민에게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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