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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안된 인물영입"? '방향 잃은' 이종걸 왜 이러나


입력 2016.01.08 18:01 수정 2016.01.08 18:11        이슬기 기자

"당선안되면 자살할지도"라던 원내대표직 당무 거부하고 자당 대표에 '막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방향 감각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다. 더민주 탈당파의 전략상 당에 잔류하며 자당 대표 비판에 열을 올리고는 있지만, ‘돌발 발언’으로 비주류 내에서도 관리 대상으로 손꼽히는가 하면, 지난해 5월 “이번에 또 떨어지면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호소 끝에 당선된 원내대표 역할은 사실상 손을 놓은지 오래다.

앞서 지난 5일 이 원내대표는 여의도 소재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표를 ‘부산 마이너리티’로 지칭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과 문 대표를 엮어 “부산 마이러니티들 고집이 대단하다”고도 했다. 부산 출신인 문 대표의 지역과 학력 등을 ‘마이너’라는 단어로 규정하며 비하한 셈이다.

특히 자신의 조부인 이회영 선생이 설립한 신흥무관학교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고 박헌영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흥무관학교 주축도 양산농조 출신들이었고, 박헌영도 거기 출신이다. 부산 개혁파는 여의도랑 언어가 다른 것 같다. 과연 부산 개혁파가 여의도를 바꿀 힘이 있느냐”며 “문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힘을 이어받은 부산개혁파인데, ‘부산 마이너리티’라 그런지 화법이 안 맞는다. 어제 대표와 만났는데 생각이 자꾸 멀어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일단 이 원내대표 측은 “그런 말 자체를 한 적이 없다. 전부 오보이기 때문에 정정보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발언 진위를 묻는 질문에 “그 부분은 오늘 오후쯤에 원내대표를 만나서 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원내대표와 말씀을 나눈 뒤에 상황을 잘 파악하고 나서 입장을 또 알려드리겠다”며 사실상 부인하지 않았다.

특히 친노계 중진 의원실 핵심 관계자는 “그 사람들 원래 생각이 그렇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평소 생각이 그대로 말로 나온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비주류들이나 동교동계쪽은 문재인 대표를 감정적으로 정말 싫어한다. 지역을 비롯해서 자기들보다 조건이 한참 못 미친진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이 대선 후보까지 되고 자기들보다 훨씬 많은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기 싫어한다”고 설명했다.

6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발표로 비상사태에 돌입한 상황에서조차 이 원내대표의 행보는 여전했다. 이날 북핵 관련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새누리당의 ‘여야 공동규탄결의안 채택’ 제안을 수용한다고 밝히자, 이 원내대표는 곧바로 “우리 당대로 별도의 조치와 결의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맞섰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중진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여야 공동 대응으로 의견이 모아진 차였다.

급기야 전병헌 최고위원이 나서 “대표가 이미 안보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을 한 바 있고, 이 문제는 여야가 정쟁을 떠나 공동으로 대처하는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 아닌가”라며 여야 공동 규탄결의안 채택 수용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 원내대표의 이같은 모습에 비주류조차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주류계 의원실 관계자는 대뜸 "지금 본인이 뭘 해야하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앞서 권노갑 상임고문이 이 원내대표를 직접 만나 "절대로 가벼이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한 것을 언급하며 "(이 원내대표를 보고)도대체 뭐하고 있냐고 답답해하는 분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8일에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이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표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현재 4호까지 진행된 총선 대비 외부 인재영입 작업을 비판했다. 또 “한두분 정도는 괜찮지만 자꾸 하게 되면 긍정적·부정적 평가들이 많이 나오지 않겠나”라며 탈당 사태를 막는 방법은 결국 문 대표의 ‘2선 후퇴’뿐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최고위 복귀와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적절한 명분과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그래도 당의 원내대표이고 깊이 고민해서 결정한 것인데 복귀할만한 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계기를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당이라는 건 여러 의견을 가진 사람이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에 대표에게 무조건 찬성만 해야한다는 법은 없다. 얼마든지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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