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인재 영입? 내부에선 "이미 입당한 사람들을..."
개혁 없고 더민주에 끌려가는 모양새, 새누리 관계자 "당내도 불만 많아"
20대 총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새누리당이 1차 인재 영입을 단행했다. 그러나 영입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당의 '개혁'을 이끄는 것 보다는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인재를 방어하기 위한 용도라는 평가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태현, 배승희, 변환봉, 최진녕(이상 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 4명과 박상헌 정치평론가,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등 6명의 영입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들은 자발적으로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때문에 기존의 인재영입과는 개념이 다르다"며 "애국심이 높은 젊은 전문가들이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며 큰 결심을 했다. 젊은 층의 지지가 부족한 새누리당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고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직후 일부 당 소속 의원들은 이번 인재 영입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노근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초재선모임 '아침소리' 정례회동에서 "기존에도 율사 출신이 굉장히 많다"며 "법조인들은 법률적 사고에 기반하기 때문에 상당히 법적인 행동에 매몰 돼 있는데, 시대의 변화, 다양성을 타개해 나가는 데 어렵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민생정치다. 정치인들만 싸우는 모습은 엄청난 구태로 몰고 있지 않나"라며 "그런데 왜 율사 출신들만 이 나라의 정치 지도자가 돼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정두언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인재라는데 듣도 보도 못한 분들이 있다. 국민들은 좀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전혀 새로울 게 없다. 과연 그게 인재라고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최근 정치권의 전반적인 인재 영입을 꼬집은 것이었으나 자당의 사정을 대놓고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입당돼 있는 사람들이 영입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대표가 잘못한 게 아니라 당에서 스크린(확인)을 잘못했다"며 "그건 하면 안 된다"고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어 "입당된 사람을 영입이라 하면 전 당원 전부 그렇게 해야하는 것 아닌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 사무총장이나 조직국장은 뭘 했나"라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을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 내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의견에 이의를 제기한 인사는 없었다.
개혁과 거리 먼 새누리 인재, 더민주 인재 마크맨용?
이번에 여당에 영입된 인재는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개혁'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인다는 평가다. 대부분 지상파,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에서 시사 프로그램에 수차례 출연하며 '보수 논객'으로 이름을 알렸던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있던 전희경 사무총장은 지난해 정부‧여당의 국정교과서 밀어붙이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15일 의원총회에 나와 "검정 교과서는 좌편향"이라며 국정교과서를 지지해 의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한 배승희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한 종편 방송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다단계 사기극 '조희팔 사건'과 연관있다는 듯한 발언을 해 유 전 원내대표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인물들의 영입은 당의 색깔인 보수성 강화에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개혁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여당의 인재 영입은 야당에 비해 한 발 뒤처진 데다가 그 면면이 더민주에 영입된 인재와 비슷해 당의 혁신과 개혁을 이끄는 것보다 더민주의 공세를 막기 위한 방패용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최진녕 변호사 영입의 경우 지난해 말 더민주에 들어간 표창원 전 경찰대교수를 의식한 느낌이 다분하다. 최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을 맡았지만 대중에게는 다수의 방송에서 보수층의 입장을 대변했던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여당으로서는 '진보논객'으로 유명한 표 전 교수를 마크할 사람의 적임자로 최 변호사를 골랐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 변호사는 11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표 전 교수와 '맞짱'을 떴다. 최 변호사는 대북 확성기 방송, 위안부 협상 등의 문제에서 보수의 시선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갔다. 표 전 교수가 조목조목 반박을 의견을 냈지만 최 변호사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표창원 마크맨'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인재 영입을 발표하던 날 더민주는 '중국통 법률가'로 알려진 오기호 변호사를 영입했다. (그는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의 중국 상하이사무소 수석대표로 일하고 있다.) 여야의 인재 영입 시점상 여당이 법률전문가를 대거 영입한 것은 야당의 영입에 맞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러니 원유철 원내대표와 조동원 홍보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지난주부터 "인재 영입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며 압박하자 당에서 구색 맞추기용으로 이번 인재 영입을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정계에서 돌 정도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에서 급조한 느낌이 든다. 영입된 인사가 무게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공헌을 한 인물도 아니다"라며 "정치적 금수저 혜택을 부여한 것"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 사무처 직원들, 여당 보좌진들을 만나봐도 이번 인재 영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며 "영입된 인재도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못 박아 둔 상태라 무게감 있는 명망가들이 당에 발을 들이려 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추후 인재 영입 계획에 대해서는 "한동안은 별도 계획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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