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결말, 무엇이 시청자를 화나게 했나
인기리에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결말을 두고 온라인이 시끌시끌하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최택)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응팔'은 질질 끈 남편찾기로 비판을 받았다.
남편찾기는 '응답' 시리즈의 특권이자 재미 요소다. 적당한 반전과 재미는 시청자의 가슴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특히 '응칠'과 '응사'는 남녀 주인공의 교제 과정과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 남편이 밝혀졌을 때 반기를 든 시청자는 드물었다.
그러나 '응팔'은 종영을 1회 앞두고서야 덕선(혜리)의 남편을 공개했다. 주인공은 최택(박보검)이다. 택은 정환(류준열)과 함께 남편의 유력한 후보였다. 문제는 '응팔'이 처음부터 택이 아닌 정환의 감정선을 그려왔다는 점이다.
덕선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가슴 속에 담아둔 정환의 츤데레식 사랑법(겉으로 무뚝뚝하나 속은 따뜻한 사람을 뜻하는 일본식 신조어)은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러다 택이 급부상하면서 정환의 분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결국 제작진은 '어남류'로 낚고 '어남택'을 택한 무리수를 범했다.
정환의 감정을 따라가던 시청자들은 '멘붕' 상태다. 정환이 어떻게 마음을 정리했는지에 대한 얘기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마지막 회에서는 조연급으로 나와 캐릭터의 붕괴를 피할 수 없었다.
덕선의 캐릭터 역시 흐트러졌다. 19회에서 택이와 키스를 나눈 덕선은 택과 연인이 된다. 덕선은 도대체 누굴 좋아했을까. 덕선은 택이와 정환에게 마음 표현을 한 적이 없다. 속으로 좋아했을진 모르겠지만 이 과정도 모조리 생략돼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정환을 좋아한 것처럼 표현된 덕선은 택이의 키스 한 방에 무너지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 캐릭터)이자 '지조 없는 여성'으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사랑이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른다고 하지만 덕선이 정환이에 대한 감정 정리를 어떻게 한 건지, 이후 택이에게 왜 마음을 돌린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당연히 공감대는 떨어졌고 덕선의 행동에 의문만 들 뿐이다.
네이버 아이디 ya27****는 "덕선이를 헤픈 여자로 만들었다"고 했고, mari****는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감정이 나왔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lcm3****는 "내용의 흐름을 무시한 결말이었다"라며 "시청자를 우롱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ceo0****는 "정환, 덕선, 택 캐릭터 모두 망가졌다"고 안타까워했다.
luj0****는 "불친절한 흐름이 덕선이를 금사빠로, 정환이의 감정에 공감하며 안타까워했던 시청자를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응팔' 게시판도 난리다. "황당한 결말", "덕선이의 진짜 감정이 없다", "매력적이었던 여주인공을 매력 없게 만들었다", "키스 한 번으로 혜리의 마음이 돌아선 느낌"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한편 '응팔' 20회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 편은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9.6%, 최고 시청률 21.6%(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가구·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