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교수 “직접 폭행 안해, 12년 과하다” 항소

재판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범행, 정신적 살인 행위”

이른바 ‘인분 교수’로 불리는 장모 씨가 항소심에서 12년의 징역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고 수년간 구타한 혐의로 지난 2015년 11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인분 교수’ 장모 씨(35)가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김시철)에서 20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장 씨는 항소 이유에 ‘양형 부당’을 제시했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제자들 A 씨(25), B 씨(26), C 씨(30) 등도 모두 같은 이유로 항소했다.

장 씨 측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하지만 메신저 등을 이용해 폭행을 지시만 하고 현장에서 직접 폭행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금 횡령 혐의도 부인했다. 디자인협의회와 학회 등의 공금을 사적으로 쓴 것은 취득할 의사가 없었고 잠시 빌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장 씨가 함께 지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는 여학생 B 씨의 등록금과 오피스텔 임대료를 지급한 것은 직원의 복리후생 및 장학금 자원이었다고 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장 씨와 B 씨의 메신저 대화에서 이들은 서로에게 애칭을 부르며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장 씨가 다른 직원들에게는 이 같은 혜택을 제공했었다는 증거는 제출하지 않았다”며 증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장 씨는 2012년 2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디자인협의회 사무국 직원으로 일하던 제자 전모 씨(30)를 A 씨, C 씨와 함께 둔기로 폭행하고, 인분을 먹이는 등 40차례에 걸쳐 가혹 행위를 한(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동시에 B 씨와 함께 디자인협의회와 학회, 디자인 관련 업체 법인 돈 1억 1100만 원을 사적으로 쓰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연구재단 지원금 3300만 원을 빼돌린(횡령 및 사기죄)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인간의 최소한의 양심도 버렸고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정신적 살인행위”라며 장 씨에게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년보다 높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