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무회전 골, 일본도 이례적 찬사 ‘왜?’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1.21 13:52  수정 2016.01.21 15:44

레스터시티와의 FA컵 재경기서 시즌 5호골 성공

타고난 피지컬로 인해 일본 축구 동경의 대상

손흥민의 강력한 무회전 슈팅은 일본 축구팬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 게티이미지

모처럼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24·토트넘)이 1골-1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토트넘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FA컵’ 레스터 시티와의 64강 재경기서 2-0 승리했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원톱 공격수로 나서 전반 39분 결승 선취골을 터뜨린데 이어 후반 21분에도 도움을 추가, 1골-1도움의 원맨쇼를 펼쳤다.

손흥민은 전반 막판, 상대 포백라인 뒤에 위치한 뒤 공을 이어받았고, 상대 수비수가 따라붙으려고 하자 그대로 강력한 슈팅으로 레스터 골망을 갈랐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21분 노마크 찬스에서 패스를 받았고, 침투해 들어가는 샤들리에게 스루패스를 제공해 어시스트 1개를 적립했다.

손흥민의 레스터전 활약상은 일본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경기에는 일본인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레스터 시티)도 함께 출전해 손흥민과 골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승자는 당연히 손흥민이었다.

더욱 관심가는 대복은 일본 축구팬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악성 댓글 대신 손흥민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손흥민의 슈팅력은 이미 아시아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볼터치 후 무회전으로 강력히 날아간 슈팅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라고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축구팬은 “손흥민이 유럽에서 통하는 이유는 뛰어난 피지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이 비판 받는 일본 내에서 손흥민을 향한 시선은 놀랍게도 호의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에게 쉽게 볼 수 없는 타고난 피지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드리블과 스피드 등 체력적인 면이 뚜렷하게 뛰어난 선수다. 이는 유럽 선수들과 견줘도 밀리지 않음이 수년간의 경기들을 통해 증명됐다.

신체 능력은 후천적으로 개발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체격이 상대적으로 왜소한 일본은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남미식 기술 축구를 도입했고,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아시아에서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전방 공격수들에게는 피지컬을 앞세운 힘의 축구를 바라는 목소리가 강하다. 최근 일본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혼다 게이스케의 경우 신장 182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고 있다. 혼다의 존재는 등장부터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절대적이다.

그러나 혼다 역시 일본식 기술 축구를 구사하는 선수였다. 힘 있는 드리블보다는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며, 강력한 슈팅이 아닌 골문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슛에 집중한다.

이는 도르트문트로 복귀한 뒤 부활 조짐을 보이는 가가와 신지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가가와의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당시 박지성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가가와의 신체 조건은 거친 EPL 무대에서 살아남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어쩌면 손흥민은 신체적인 한계가 뚜렷한 일본이 가장 바라는 축구 선수 이상형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가 선보이는 폭발적인 플레이는 일본인들이 만화 속에서나 상상하던 모습 그대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이 일본에서도 찬사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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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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