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글로벌 국부펀드와 사모펀드로부터 긍정적 참여 의사 받아"
인천시와 두바이 국영기업인 스마트시티(SCD)는 22일 인천 검단신도시 내 470만㎡(142만평)에 스마트시티 코리아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각서(MOA) 체결식을 가졌다.
지난해 6월 29일 양해각서(MOU)에 이어 이번에는 정식 계약서 수준의 MOA를 체결함에 따라 인천시와 두바이 양측은 정부 간 첫 협력사업의 공식적인 출발을 선언하게 됐다.
'스마트시티 코리아' 프로젝트는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등 첨단 산업과 글로벌 교육기관 및 연구소 등을 유치해 일·주거·오락·창의·교육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자족 도시를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은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SCD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MOA 체결의 의미는
MOA는 MOU와 달리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 간 협약에서 MOA는 사실상 정식 계약서나 다름없습니다. 이번에 인천시와 두바이간 MOA가 체결된 것은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의 공식화를 선언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바이는 정부 차원에서 한국에 처음으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인 만큼 상당히 신중하면서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SCD(두바이 스마트시티)는 어떤 회사인가
두바이 국왕이 소유한 두바이 홀딩의 자회사입니다. 두바이에 이어 몰타와 인도 코치에 스마트시티를 조성했습니다. 두바이홀딩은 두바이 뿐 아니라 전세계 대상으로 첨단 비즈니스 클러스터 리조트 호텔 항공 통신 미디어 교육 금융 의료 분야에 투자하는 글로벌 인베스트컨트 홀딩 컴퍼니입니다. 자회사로는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을 개발한 주메이라그룹을 비롯해 두바이 내 11개 경제자유구역을 개발 운영 중인 테콤그룹, 두바이 유너버설 스튜디오와 드림웍스 두바이 등을 개발 중인 타트위어 등 20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SCD의 역할은 무엇인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클러스터별 블록별로 글로벌 자본과 세계적 개발회사들을 유치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외에도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는 기업과 교육기관 유치작업에도 전면에 나설 계획입니다. 초기 투자는 물론 핵심지구(CBD) 개발을 도맡는 이른바 마스터 디벨로퍼 역할을 하게 됩니다
-MOA 체결후 일정은
빠르면 2월초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마무리한 뒤 국내외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마스터플랜 수립 작업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SCD는 이미 지난해 9월 외국인투자신고와 외화계좌개설을 마친 상태입니다.
-총 사업비는 어느 정도인가
총 사업비 규모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구체적인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미래형 복합도시를 만드는 사업인 만큼 일반적인 개발 프로젝트보다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바 있는 4조원은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조달 계획은
인천에서 진행된 많은 프로젝트들이 제대로 결실을 보지 못한 이유는 대부분 한국 내 자금조달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SCD는 처음부터 글로벌 자본을 유치해 사업을 이끌어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900만㎡ 면적에 총사업비 24조원의 말레이시아 메디니프로젝트의 자금조달 프로세스가 롤모델입니다. 두바이홀딩의 자회사인 주메이라캐피탈이 초기 투자와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이 프로젝트에서 싱가포르펀드 아부다비펀드 등 4개의 국부펀드가 4개의 클러스터별로 토지매입자금을 댄 것은 물론 23개에 이르는 세계적 개발회사들이 개발에 참여해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자금조달에 자신 있나
이미 아부다비 카타르 등 중동 펀드를 비롯해 이미 다수의 글로벌 국부펀드와 사모펀드로부터 긍정적인 참여 의사를 받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중동 자본의 한국 유치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최근 저유가 등으로 인해 두바이의 사정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두바이는 더 이상 석유로 먹고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1970년대에만 해도 GDP대비 50%나 차지하던 석유 비중은 최근에는 3%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두바이 신화의 요체입니다. 석유 시대가 끝날 것에 대비해 두바이는 일찌감치 대규모 부동산개발은 물론 관광 금융 등 서비스산업과 스마트시티같은 지식클러스터 모델의 개발 등 이른바 두바이식 창조경제의 실현으로 전세계 기업과 인재들이 몰려드는 기적을 이끌어냈습니다.
-기업과 대학 유치가 가능할까
두바이라는 사막 한 가운데에도 4500개의 기업과 대학들이 앞다퉈 입주했습니다. 두바이측은 3시간 반 안에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살고 있는 곳으로 이동 가능항 천혜의 국제도시인 인천에서는 더 큰 성공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2400만명에 이르는 메트로폴리탄 인구도 두바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막강한 동아시아 시장을 배후로 삼고 있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실제로 이미 두바이를 비롯해 몰타와 인도 코치 등에 입주한 기업과 대학 등에 사전 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한 곳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바 있습니다. SCD는 전세계 3곳의 스마트시티 조성을 통해 세계 기업과 교육기관과는 막강한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나라에서 스마트시티를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다는데
SCD는 전세계 18개국으로부터 사업 파트너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시티 코치가 성공적으로 조성 중인 인도 정부는 인도 내에 제2의 스마트시티 조성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지난 8월에는 모디 총리가 아랍에미리트를 찾아 인도 스마트시티 인프라스트럭쳐 개발을 위한 75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바도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중국 정부와 UAE 정부가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력펀드 조성을 협약하면서 중국 정부가 스마트시티 건설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습니다.
-제주와 파주에서도 사업이 추진된 것으로 아는데
2008년 1년 여 넘게 제주도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도 국무총리실 산하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려가면서 지원에 나섰지만 두바이는 정중하게 거절한 바 있습니다. 인재와 기업이 집결해야 하는 스마트시티의 입지 특성상 처음부터 서울 인근의 수도권이 검토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지역 중에서 가장 먼저 대상이 된 곳은 파주였습니다. 두바이는 3년 넘게 신중한 검토를 통해 사업추진을 결정하고 MOU 체결 의사까지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마트시티 유치에 적극적이던 전임 시장과 달리 새로 취임한 시장이 부정적 의사를 피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결국 MOU 체결 차 방한한 스마트시티 경영진과의 면담을 파주시가 거부하면서 ‘스마트시티 파주’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향후 과제는
이 사업은 인천시는 물론 한국 정부와 두바이 정부의 상호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인천시가 많은 투자 좌절의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바이 정부는 더 많은 신뢰를 보여주면서 프로젝트 성공에 확신이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