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잘 나갈 때의 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많은 안티 팬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정론(?)을 사고 있다. 기량 저하를 떠나 케이지에서의 움직임이 너무 불안해 하나 같이 최홍만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
최홍만은 지난해 로드 FC 데뷔전에서 카를로스 토요타(45·브라질)에게 처참하게 패했다. 마이너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온 토요타는 기술적으로 썩 뛰어난 상대도 아닌 데다 나이 많은 노장이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르던 그 앞에서 최홍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첫 승을 거둔 루오췐차오(20·중국)의 대결 역시 찝찝했다. 루오췐차오 역시 토요타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기술이 없는 선수였다. 나이도 어려 격투 무대 경험도 일천했다. 그런 상대를 맞이해서도 최홍만은 초반 안면을 허용하며 몰렸다. 루오췐차오의 펀치가 조금만 더 강했거나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났다면 최홍만이 전세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최홍만은 어렵사리 클린치를 시도하며 루오췐차오의 거센 돌격을 일단 막아냈다. 신체조건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고 전직 씨름선수답게 서로 끌어안고 버티는 요령이 남아있던 게 다행이었다. 시간을 벌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루오췐차오가 부상이 재발해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최홍만 입장에서는 행운의 승리였다.
현재의 최홍만은 말단 비대증, 뇌종양 수술을 받은 이후 과거 자신에게 가장 큰 무기였던 맷집과 힘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다. 그렇다고 기술이 향상된 것도 아니고, 노장 특유의 경험조차 쌓이지 못했다. 오랜 공백 기간 멘탈은 오히려 여려졌다. 토요타, 루오췐차오전에서 보여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전까지 최홍만은 특유의 타격폼 등으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 몰라몰라 펀치’, '토닥토닥 연타', '핵꿀밤', '오지마-저리가 킥' 등의 기술명을 얻었다. 루오췐차오전 이후 최홍만은 새로운 기술명이 하나 더 생겼다. 다름 아닌 ‘프리 허그’다.
당시 경기에서 최홍만은 거세게 돌격해오는 루오췐차오를 끌어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신장의 우위를 이용해 위에서 압박하듯 누르는 상태라 니킥 등으로 반격을 할만 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 답답해진 세컨 측에서 계속 니킥을 할 것을 주문했지만 최홍만은 반응이 없었다. 그저 말없이 꽉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팬들이 답답한 심경에서 ‘프리허그’라는 기술명을 붙여줬다. 맷집과 힘을 잃었어도 신장을 살린 원거리 타격과 클린치 이후 니킥만 살려도 약체급에게는 충분히 통할 것 같지만 최홍만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최홍만이 불안 불안한 최근의 모습을 털어내고 다시 괴력을 뿜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데일리안 DB
아이러니하게도 경기장 밖에서의 최홍만은 여전히 투지에 넘치고 있다. 토요타, 루오췐차오 등과 붙기 전에는 인터뷰에서 과감한 승부욕을 드러낸 바 있고, 다음 상대로 내정된 아오르꺼러(21·중국)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불태운다.
내몽골자치구 출신으로 몽골전통레슬링 ‘부흐’를 익힌 아오르꺼러는 기술적으로는 투박하지만 거대한 체구(188cm·146.70kg)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타격이 무시무시하다. 파워하면 남부럽지 않던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27·압구정짐)이 정면 대결에서 맥없이 나가떨어졌을 정도다.
당시 경기에서 아오르꺼러는 승부가 결정난 뒤에도 김재훈을 가격하려는 비매너적인 행동을 펼쳤고 이로 인해 국내 팬들의 강한 원성을 샀다. 여기에 대해 최홍만은 “버릇을 고쳐주고 싶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팬들은 답답하다. 이렇듯 경기장 밖에서는 투지 넘치는 최홍만이지만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면 의욕을 상실한 비폭력 골리앗이 되기 때문이다.
기량 및 신체능력의 저하도 문제지만 상대가 돌격해오면 뒷걸음질 치면서 몸 자체가 뻣뻣하게 굳어 민첩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다. 계속해서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면 파이터로서의 길도 돌아봐야 한다. 내구력도 떨어지는 상태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홍만은 오랜 공백이 있었고 이제 2경기 치렀을 뿐이다. 예전처럼 메이저 무대에서 정상급 강자들과 붙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만 체계적으로 충분히 한다면 더 나은 경기력도 가능하다. 최홍만이 불안 불안한 최근의 모습을 털어내고 다시 괴력을 뿜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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