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페널티킥 어시스트는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승부가 기운 시점에서 상대팀에게는 불필요했던 비매너였다. ⓒ 게티이미지
페널티킥(PK)은 축구에서 가장 확실한 득점찬스로 꼽힌다. 골키퍼를 제외하면 어떤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타이밍에 슈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이 흔히 간과하기 쉬운 것이 PK는 키커와 골키퍼의 일대일 대결이라는 선입견이다. 경기 중 승부차기와의 결정적 차이점은 PK는 양보(패스)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PK를 양보한 리오넬 메시의 선택도 화제다.
15일(한국시각) 펼쳐진 ‘2015-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바르셀로나와 셀타 비고의 경기에서 후반 36분 PK를 얻어낸 메시는 직접 키커로 나섰지만 정작 자신이 슈팅을 날리지 않고 동료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패스하며 골을 양보했다. 축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진풍경이었다.
결과적으로 메시의 행동이 규정 위반은 아니다. 페널티킥 키커는 주심의 신호 후 공을 앞으로 차면된다는 내용만 있을 뿐 반드시 슈팅을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실제로 메시 이전에도 요한 크루이프나 로베르토 피레 등이 페널티킥 패스를 선보인 바 있다.
메시는 페널티킥을 차기 전까지 통산 299호 골을 기록 중이었다. 득점에 욕심을 부렸다면 300호골 대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지만 동료에게 양보한 것을 두고 메시의 이타적인 성향을 칭찬하는 반응들도 있었다.
반면 당한 상대팀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경기 직후 일부 스페인 언론에서는 메시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행동이 상대팀에 대한 존중심이 결여된 무례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팬들의 반응 역시도 대체로 엇갈리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은 논란이 벌어지자 “메시의 행동은 규칙에 어긋난 것이 아니다. 우승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며 옹호했다. 네이마르 등 동료 선수들도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퍼포먼스”라며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만일 경기가 박빙이거나 혹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미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거나 도발하는 행위는 축구만이 아니라 어떤 종목에서도 금기시되는 불문율이다.
메시의 행동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면, 소위 말하는 침대축구(시간지연 플레이)라든가 부상으로 경기가 중단됐을 때 공 소유권을 넘겨받은 팀이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지 않고 역습하는 행위(2011년 ACL 4강전에서의 알 사드) 등도 표면상 큰 문제는 없다.
그럼에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똑같은 장면을 당한다고 생각했을 때 이는 규정을 떠나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승자고 강팀이라는 이유로 패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다면 그것 역시 스포츠가 아니다. 메시의 행동은 팀원들에게는 배려였지만, 상대팀에게는 분명히 불필요했던 비매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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