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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파워라면, 마쓰이 최다 홈런 넘보나


입력 2016.02.24 15:42 수정 2016.02.25 14:5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16개’ 마쓰이, 아시아 데뷔 시즌 홈런 기록 보유

‘기회보장’ 박병호 파워라면 충분히 통한다는 분석

올 시즌 미네소타에서 활약 예정인 박병호. ⓒ 연합뉴스

그동안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시아 출신 타자들에 대한 인상은 그리 뚜렷하지 못했다. 추신수나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등 성공사례로 꼽히는 몇몇 사례에도 불구하고 선입견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역시 파워였다. 이는 홈런과 같은 장타 생산력을 비롯하여 수비 시 송구와 체력, 내구성 등까지 종합적으로 연관된 인식이었다. 아시아에서 40홈런을 날리는 타자라도 메이저리그에서는 20홈런도 힘들다는 평가는 미국 야구 관계자들이 아시아 타자들의 파워를 바라보는 인식을 함축해서 보여준다.

올 시즌 한국인 타자들은 메이저리그의 이런 선입견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다. 추신수와 강정호는 아시아 타자들도 충분히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나아가 한국인 타자들의 파워가 같은 아시아 계열인 일본 출신 타자들과는 또 다르다는 것도 보여줬다. 투수가 강세를 보인 일본야구에 비하여 지난해 한국야구는 오승환을 제외하면 박병호, 김현수, 이대호 등 타자들의 빅리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은 한국인 타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일정한 파워를 갖춘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엄밀히 말해 김현수와 이대호는 전형적인 홈런 타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이들도 언제든 15~20홈런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 펀치력을 갖춘 중장거리형 타자, 혹은 장타력을 갖춘 교타자에 가깝게 분류된다.

그래도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바로 박병호다. 그동안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역대 어느 아시아타자들과 비교하여 박병호는 오직 장타력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미네소타를 비롯한 미국 야구계에서도 박병호의 파워에 대해서는 아무런 물음표를 달지 않고 있으며 일찌감치 다음 시즌 미네소타의 주전 중심타자로 활약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도 박병호가 꾸준히 주전으로 출장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20홈런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KBO에서 4년 연속 홈런왕-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한 위엄이 결코 과소평가 받지 않는 분위기다.

박병호와 자주 비교대상에 오르는 선수는 마쓰이다. 박병호 이전 아시아 거포로서 미국에 연착륙한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는 마쓰이는 일본에서 뛴 10년 동안 무려 33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MLB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02년 개인 최다인 50개의 홈런을 기록하도 했다.

박병호는 2003년 미국의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지금의 박병호와 나이나 경력 면에서 비슷한 시기였다. 마쓰이는 첫해부터 163경기에 나가 타율 0.287 106타점을 기록하며 비교적 무난하게 연착륙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홈런은 16개에 그쳤다. 마쓰이의 기록도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아시아 선수 첫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15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나 시즌 막판 부상으로 경신에 실패했다.

마쓰이는 일본과 미국에서 모두 각각 10년씩을 활약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날린 홈런은 175개로 일본에서의 기록에 비교하면 약 절반 정도다.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2년차이던 2004년이 유일하다. 20홈런 이상은 총 다섯 시즌 기록했다.

박병호도 지금의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맞이할 시점이다. 리그와 구장 환경, 팀 전력의 차이 등 많은 변수가 있지만 그럼에도 첫 시즌 20홈런 이상은 순조로운 연착륙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할만하다. 조금 더 목표치를 높인다면 첫 해부터 추신수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인 22개(2010, 2015년) 기록도 도전해볼만하다. 한국인 타자들의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지 기대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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