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의 대가 시메오네를 상대하는 이번 마드리드 더비가 지단 감독의 진정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 게티이미지
승승장구하던 지네딘 지단 감독도 디에고 시메오네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8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2015-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리그 우승 가능성은 사라졌다.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레알 마드리드(승점54)는 선두 바르셀로나(승점63)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한 경기 덜 치른 바르셀로나가 29일 열리는 27라운드 세비야전에서 승리할 경우 무려 12점차로 벌어진다.
레알의 이번 라이벌 매치는 리그 우승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올해 초부터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지단은 많은 우려에도 공식 대회 8경기에서 6승2무로 순항했다. 선수들은 지단 감독에 대한 신뢰가 무척 강했고, 팀 분위기도 최고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둔 성적은 다소 약체와의 경기가 많았으며, 전술의 대가 시메오네를 상대하는 이번 마드리드 더비가 지단 감독의 진정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레알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는 평소처럼 라인을 앞으로 끌어 올린 채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 레알의 빌드업을 사전에 차단했다.
공이 하프 라인으로 넘어서면 아틀레티코는 빠르게 수비로 전환했고, 간격을 좁히면서 공간을 최소화했다. 후안프란-고딘-히메네스-필리페 루이스로 구성된 '철의 포백'은 올 시즌 리그 최소 실점팀답게 일사분란하게 수비 대형을 구축하며 레알의 창을 무디게 했다.
레알은 이날 69%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끝내 아틀레티코 골망을 흔드는데 실패했다. 카림 벤제마는 고립됐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중앙에서 볼을 받지 못하자 왼쪽 측면으로 빠져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마저도 아틀레티코 수비의 협력 압박에 휘둘려 항상 수적인 열세에 놓였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이스코의 미비한 존재감과 더불어 루카 모드리치는 패스 미스가 잦았으며, 토니 크로스는 전진 패스를 효과적으로 공급하지 못한 채 상대 압박으로 인해 뒤로 물러났다.
무엇보다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선수들의 체력과 활동량이다. 아틀레티코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지치지 않고, 공수에서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반면 레알은 체력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 평소와 같은 전술을 들고 나온 시메오네를 상대로 지단의 맞춤 전술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패배의 타격은 매우 크다. 아틀레티코(승점58)와 승점차가 4점으로 벌어짐에 따라 리그 3위 레알은 밑에서 추격하는 입장이 됐다. 그동안 아틀레티코는 레알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 때 14년 동안 아틀레티코전 무패를 이어온 레알이었으며, 아틀레티코는 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있는 클럽이었다.
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라 리가 판도는 급격하게 변했다. 유로파리그, 코파 델 레이에서 정상에 오른데 이어 2013-14시즌에는 라 리가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틀리티코의 성장으로 레알은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넘어야 할 벽이 하나 더 생겨난 셈이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오히려 레알보다 아틀레티코로 넘어간 모양새다. 레알은 지난 시즌 아틀레티코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3무4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올 시즌 맞대결에서도 1무1패에 그쳤다.
그만큼 프리메라리가 우승은 더욱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7시즌 동안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겨우 한 차례에 불과하다. 물론 초보 감독 지단에겐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당장 올 시즌 성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란 시기상조다. 이번 패배를 보약 삼아 무너진 레알 마드리드를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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