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부 파문' 일단락...김무성 "명단 실체 없어"

김무성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에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

새누리당 '공천 살생부 명단' 파문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대표와 정두언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 주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에게서 현역 의원 40여명의 '공천 살생부 명단' 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살생부 명단을 받은 적이 없다'는 김무성 대표의 주장에 대해 "(김 대표) 본인은 찌라시를 얘기했다는 것인데 찌라시 얘기를 왜 이렇게 심각하게 하시는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공개 사과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난 금요일(26일) 아침에 김 대표가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해서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한참을 이야기했다. 거기서 '공천 배제할 사람들이 40명 있다, 그런데 자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 끝끝내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해서든 공천장에 도장을 안 찍고 버티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래서 내가 '대표님 그러면 막판에 가서 그런 일이 벌어져 도장을 안 찍으면 여론이 결코 대표님한테 호의적이지 않을텐데 버틸 수 있냐'고 했더니 (김 대표가) '그럼 버텨야지 어떡하냐' 그러더라"며 김 대표와의 대화 내용을 털어놨다.

정 의원은 김 대표에게 "혹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해달라"고 했다며 "대표가 저렇게 힘들어하고, 그런 일이 사실이라면 막아야 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금의 '살생부 사태'는 만약 다음 달에 벌어졌다면 아마 우리(새누리당)는 완전 망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빨리 수습해 전열을 정비해야 할 때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천 과정에서 외부의 부당한 개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정 의원의 증언 내용에 대해서는 "더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 아까 의총에서 충분히 저도 이야기했고 정두언 의원도 이야기했다"면서도 "중요한 문제는 제가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에 대해 정두언 의원한테 이야기한 건 사실이지만, 문건을 받은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해서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라는 것을 저는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고위는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 △공관위 공정성 저해 방지 △공정성 저해하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서는 클린공천위가 즉각 조사해 엄중 처리 등을 결정했다. 김 대표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일단 대표께서 사과하고 수용하신 것으로 했으니까 이 문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겠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