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기약 없는 TV시장 '춘래불사춘' 되나
1·2월 가격 하락에도 판매 부진…패널도 수요·가격 동반 감소
2분기 이후 회복도 난망...스포츠이벤트 효과도 미지수
3월로 접어들면서 날씨는 봄날을 맞고 있지만 TV시장에는 아직도 한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수요와 가격 모두 부진이 심각한 상황으로 2분기 이후에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7일 TV와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두 달간 TV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에도 판매량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패널도 수요와 가격이 동반 감소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침체는 TV용 패널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1월 전 세계 TV용 패널 출하량은 1959만장으로 전월대비 13.8% 감소했다.
TV업체들이 연말 쇼핑시즌에 대비해 쌓아놓은 재고가 제대로 소화되지 않으면서 패널 구매량을 축소하는 등 본격적인 재고관리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TV용 패널은 전체 대형 LCD 패널 출하량(5747만장)의 약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TV용 패널 가격 하락은 전체 패널 시장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 감소와 함께 가격 하락세도 멈출줄 모르고 있다. 2월 하반월 기준 55인치 LCD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패널 평균가격은 197달러로 200달러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말 가격이 228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새 약 13.6%나 감소한 것이다. 50인치 오픈셀 패널 가격도 128달러로 지난해 말(148달러)에 비해 약 13.5% 하락하며 전반적인 TV용 패널 수요 감소를 방증했다.
TV업계에서는 오는 6월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유로 2016’과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로 인한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포츠 이벤트로 인한 TV수요 증가와 함께 이에 따른 패널 구매 확대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포츠이벤트 효과로 인한 수요 증가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기 침체 장기화로 TV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어 업계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의 정치적·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대회에 대한 관심 하락으로 특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껏 공장을 풀 가동했던 중국이 점진적으로 가동률을 조절해 나가더라도 그동안 시장에 누적된 공급과잉이 해소되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OLED의 경우,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비중이 크지 않아 당장 전체 시장을 개선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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