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법원 “유병언 장녀 유섬나, 한국 송환”

재판부 "유 씨, 한국에서 공평무사한 재판 받을 수 있을 것"

프랑스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이 전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 장녀 유섬나 씨의 한국 인도를 결정했다.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기법원은 한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유 씨의 재상고를 기각했다. 2014년 5월 유 씨가 프랑스 경찰에 체포돼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아온 지 약 2년 만에 내린 결론이다.

세월호 사건 유병언의 장녀 유 씨는 디자인 회사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원을 받는 등 총 492억원의 금액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월호 비리를 수사하는 한국 검찰은 2014년 4월 유 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불응하자 체포 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을 통해 수배령을 내렸으며, 유 씨는 프랑스 세리졸에 위치한 월세 1000만원대 최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다 시내에서 체포됐다.

유 씨 측은 그동안 공판에서 "세월호 침몰과 무관한데 한국 정부가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므로 한국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한국은 사형제와 강제 노역형이 있어 인권침해를 당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우고 송환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날 파기법원은 "유 씨가 한국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변호권을 갖고 공평무사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도 유 씨의 의사에 반해서 교도소에서 강제로 노동을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인권침해를 당할 것이라는 유 씨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유 씨 측 변호인은 프랑스 법원의 결정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면 유럽인권재판소에서 범죄인 인도의 부당성을 따지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실제 송환 시점은 더 미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