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처음부터 쳐놓은 덫에 이세돌 9단의 숨통이 서서히 막히고 말았다.
이세돌 9단이 10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세기의 대결' 2국에서 211수 만에 다시 불계패했다. 지난 1국에 이은 완패다.
지난 1국과 달리 과감하게 자신의 색깔을 낸 이세돌 9단은 대국 초반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 싶었지만 알파고가 마려한 치밀한 함정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말았다.
특히 대국 중반 이세돌 9단은 궁지에 몰린 듯 수차례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결국 초읽기까는 등 수세에 몰린 모습이 역력했다.
프로 9단들이 대거 채워진 각 채널 해설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누구도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점치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이제는 알파고가 돌을 던질 때가 됐다” “이세돌 9단의 완벽한 승리다” 등의 평가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상황이 급변했다. 해설자들은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인간의 상식에서 알파고는 여러 차례 실수를 범했다. 37번째 수가 대표적이다. 이세돌 9단이 36번째 수에서 우변 실리작전을 전개하자 알파고는 장고 끝에 일명 ‘어깨 짚기’ 수를 뒀다. 이세돌 9단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뉴얼에는 없는 수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각 해설자들도 알파고의 명백한 실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는 결국 함정이었다. 알파고의 37번째 수는 대국 종반, 우변 하단 쪽에 큰 집을 형성할 수 있게 된 밑거름이 됐다. 이세돌 9단도, 프로 해설자들도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었다. “알파고가 1국에서 도전과 모험을 불사했다면, 2국에서는 전체 바둑판을 조망하는 능력이 최고수 중 최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한 김성룡 9단의 설명이 아주 적절하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5국까지 펼쳐진다. 그러나 이미 승패는 갈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멘탈을 크게 중시하는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의 기세가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2국이 끝난 뒤 기자회견서 “1승이라도 건지겠다”고 몸을 사렸다. 대국 전 “5전 전승을 자신한다”라는 자신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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