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사, 임금교섭 재개…갈등 실마리 풀릴까
조양호 회장 댓글 논란 속 80일만에 노사 상견례 '냉랭'
대한항공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조종사 업무 폄하 발언으로 노조의 쟁의행위에 기름을 부은 상황에서 17일 임금협상 상견례가 열렸다. 노조가 임금 교섭 재개 결정을 내리고, 쟁의 돌입 약 한달 만에 상견례를 했지만 노사간의 갈등이 깊어진 터라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끝났다.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대한항공 OC빌딩에서 양측의 교섭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교섭 재개를 위한 상견례를 갖었다. 노사 양측이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28일 노사간 5차 협상 이후 80여일 만이다.
이날 상견례는 교섭위원의 간단한 소개, 양측 실무교섭 대표들의 모두 발언으로 시작해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19일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을 결정했다. 앞서 노조는 37%의 임금 인상을, 사측은 총액 대비 1.9% 인상안을 주장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 2015년 임금협상 결렬 후, 지금에서야 이런 자리가 마련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회사가 그동안 보여준 일련의 조치들은 ‘과연 회사가 조종사들가 소통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를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고 반문했다.
사측은 앞서 가방배너 부착 조종사들 21명에 ‘비행정지’ ‘견책’을, 운항을 거부한 박모 기장에 대해선 ‘파면’을 결정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조 회장이 조종사 노조원의 SNS 게시글에 ‘하는 일이 뭐가 있냐’는 식의 댓글을 직절 달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노조 측은 “회사는 안전운항을 하려는 기장을 파면하고, 가방스티커 부착 이유로 무려 20명이나 징계를 결정했다”면서 “그러는 중에 터진 조 회장의 SNS 댓글 모욕 사태로, 그 동안 회사가 우리 조종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 회사가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면, 마지막이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면 떠나는 직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과감한 처우를 제시해야 함을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사측은 “노사 모두 상생할 길을 찾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교섭에 집중하기 위해 지금 현재 조합에서 하고 있는 쟁의상황을 교섭 중, 또는 타결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중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노사는 조만간 날짜를 조정해 다시 임금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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