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2골’ 손흥민, 리그 8경기가 진정한 시험대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6.03.20 17:22  수정 2016.03.20 17:23

리그 21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미미한 활약

남은 리그 경기에서 우승 경쟁에 힘 보태야

올 시즌 남은 리그 8경기가 중요해진 손흥민. ⓒ 게티이미지

‘손세이셔널’ 손흥민(24·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 터질 때만 해도 모두가 그의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 손흥민의 팀 내 입지는 다소 좁아진 모양새다.

양봉업자답게 도르트문트전에서 모처럼 골맛을 본 손흥민이지만 안타깝게도 영양가는 없었다.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1-2로 패한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도전은 막을 내렸고, 비로소 온전히 리그에만 올인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올 시즌 보여준 토트넘의 행보는 기대 이상이다. 개막 이전만 해도 토트넘을 주목하는 전문가들은 드물었다. 첼시,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이 빅4를 형성하고, 토트넘은 중상위권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은 선두 레스터 시티에 승점 5가 뒤진 리그 2위를 질주하고 있다. 현재 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산술적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무엇보다도 1960-61시즌 이후 55년 만에 찾아온 리그 우승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물론 리그 우승에 실패하더라도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다. 최소한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확보가 가능해 보인다.

토트넘은 지난 2010-11시즌 49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해 8강에 오르는 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5년 동안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라면 리그에 조금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토트넘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유로파리그에 1.5군에 가까운 선수 구성으로 하여금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한 탓에 손흥민은 유로파리그에서 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손흥민은 유로파리그에서 좋은 결과물을 남겼다. 7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 경기당 평균 1개의 공격 포인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리그 성적표는 다소 빈약하다. 21경기에서 2골 1도움이 전부다. 크리스탈 팰리스, 왓포드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골 순도는 제법 높았지만 전체적인 손흥민의 득점력은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팀 내에서 손흥민보다 골을 많이 넣은 선수는 무려 8명이다.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 중앙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도 리그에서 3골을 기록했다.

2선에는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가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손흥민은 다소 밀려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나세르 샤들리의 출전 비율이 손흥민 못지않다. 또한 2선과 3선을 오갈 수 있는 라이언 메이슨의 부상 복귀로 벤치에서의 경쟁마저 불이 붙었다.

손흥민이 확고한 주전을 차지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오프 더 볼, 이른바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움직임이 효과적이지 않다.

또한 상대 수비진이 내려앉은 채 공간을 협소하게 만들면 손흥민은 슈팅 공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적인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슈팅으로 가져가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손흥민의 장점은 넓은 공간에서 빠른 스피드를 동반한 중거리 슈팅이다. 양발에서 뿜어 나오는 파워 슈팅은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충분히 입증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은 매우 거칠고, 수비 진영에서 공간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슈팅 타이밍이 늦어 번번이 수비벽에 맞고 나오기 일쑤다.

손흥민은 지난 29라운드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했다. 리그 우승이 걸린 아스날전에서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의 조커 투입이었다.

물론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첫 시즌인 것을 감안한다면 비판의 잣대를 내밀기엔 다소 이른감이 없지 않다. 누구든지 낯선 환경과 분위기에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손흥민의 경쟁자 라멜라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진을 거듭했지만 올 시즌에서야 잠재성을 폭발시켰다.

아직까지 손흥민에 대한 토트넘 현지 팬들의 반응 또한 그리 박하지만은 않다. 토트넘은 현재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라이벌 아스날보다 높은 순위로 마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더 나아가 리그 우승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다. 이 가운데 손흥민의 리그 부진이 다소 가려져 있는 감도 없지는 않다.

만약 팀 성적이 형편없었다면 비판의 대상은 이적생들에게 향하게 되고, 높은 몸값의 손흥민에게 가장 먼저 화살이 날아왔을 것이다.

과거 로베르토 솔다도, 로만 파블류첸코는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반면 리그에서의 부진으로 비판을 받았다.

솔다도는 2013-14시즌 유로파리그에서 7경기 동안 5골을 넣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리그에서는 28경기 6골에 머물렀고,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2골과 리그 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결국 지난해 여름 스페인으로 복귀했다. 파블류첸코 역시 2011-12시즌 유로파리그에서 2골, 리그 1골에 그치면서 팀을 떠났다.

두 선수 모두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 유니폼을 갈아입은 공격수들로, 손흥민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약 400억원의 높은 이적료로 토트넘의 일원이 됐다. 토트넘이 주머니에서 큰 돈을 쓴 이상 손흥민은 이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제 손흥민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 8경기다. 남은 시즌 리그에서의 강렬한 임팩트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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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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