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준 음란편지, 성희롱 아닌 연애편지?' 인터넷 시끌
"소인없는 음란편지 무죄" 대법원 판결에 네티즌 비난
대법원이 이웃집 현관문에 음란한 내용의 쪽지를 상습적으로 끼워 넣은 사람을 성폭력 범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논란이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0일 성폭력범죄 처벌특례법상 통신 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47)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3년 11월 옆집에 사는 김모 씨(47)의 원룸 현관문에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한두 문장과 그림으로 된 편지를 끼워 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편지는 20여 일 간 6차례나 계속됐다.
1심과 2심은 이 씨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이 씨가 휴대전화나 이메일 등 통신 매체를 거치지 않아 처벌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쪽지가 아니라 겉봉에 소인이 찍힌 우표라도 붙어있었다면 처벌할 수 있었겠지만, 자신이 직접 쪽지를 끼워 넣었기 때문에 제도상의 통신 매체가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에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다. 형법상 음란물 배포 혐의나 협박 등으론 처벌할 수 있다 하더라도 죄질보다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
트위터리안 wjh****은 “대법원이 1심인 지법의 판사보다 더 못한 판결을 내린다. 혼이라도 빼앗겼냐?”고 분개했고, Doh****은 “음란한 내용을 말로 하면 성희롱이고 종이에 써주면 무죄냐”고 반문했다.
Pch****은 “이메일로 주는 것과 옆집에서 직접 주는 것 중 어느 게 더 위험한지 판단이 안 서느냐”고 비꼬았고, smt****은 “어이가 없네”라고 적힌 영화 ‘베테랑’의 한 장면으로 의견을 대체했다.
네이버 아이디 ktae****은 “판사 대신 알파고를 쓰자”고 답답한 심경을 표출했고 chod****은 “그런 선고를 내린 판사의 집에 편지를 두고 오자”라며 과도하게 엄격한 법 해석이었다고 말했다.
네이트 아이디 Ljh2****은 “판사도 판사지만 입법부가 문제”라며 “국회에서 이 사례의 악용을 막기 위한 법을 만들지 않는다면 놀고먹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Lov****은 “바로 옆집에 그런 사람이 살고 있는데 처벌이 가볍다면 무서워서 대문 밖을 어떻게 나오냐”고 원망했다.
검찰이 기소한 성폭력처벌법 13조(통신 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는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 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