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투' 오승환, 얼마나 잘 던지고 있나

데일리안 스포츠 = 홍진표 객원기자

입력 2016.03.23 13:48  수정 2016.03.23 13:50

6경기-6이닝 이상 등판한 투수 가운데 NL 17위

불법 해외원정 도박으로 등 돌린 팬심 돌리는 중



오승환은 MLB 시범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며 자신에 대한 비난을 기대로 바꾸고 있다. ⓒ 게티이미지

2016시즌을 앞두고 적지 않은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기존 메이저리거 추신수(텍사스)와 강정호(피츠버그)를 비롯해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이대호(시애틀), 최지만(LA에인절스) 등 대부분 타자들이다. 6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인 류현진(LA다저스)의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한국 투수로는 유일하게 MLB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는 투수가 ‘돌직구’를 뿌려대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다.

오승환은 지난 1월 불법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KBO로부터도 시즌 절반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승환이 택한 길은 미국행이었다. 그리고 MLB 명문팀 중 하나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오승환에 대한 기대보다는 비난이 더 컸다.

오승환은 MLB 시범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며 자신에 대한 비난을 기대로 바꾸고 있다. 오승환은 23일(한국시각) 현재 시범경기 6경기 6.2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실점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하고 있다. MLB 무대에 처음 나선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피칭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결과만 좋은 것이 아니다. 투구 내용 역시 매우 뛰어나다. 오승환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89.2%에 달하며 이닝 당 투구수는 5.6개에 불과하다. 피안타율은 0.136로 매우 낮다.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을 MLB 무대에서도 이어가고 있음에도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만큼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오승환의 시범경기 기록을 그와 비슷한 경기, 그리고 비슷한 투구 이닝을 소화한 투수들과 비교해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투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내셔널리그 투수들 중 시범경기에서 6경기 이상 등판, 6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는 총 77명. 그중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만 전 경기에 등판한 투수는 총 75명이다.

75명의 투수들 중 오승환보다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16명에 불과하다. 오승환은 6경기 이상 등판, 그리고 6이닝 이상 투구한 내셔널리그 불펜 투수들 중 17위에 해당하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내셔널리그에 속한 팀이 총 15개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시범경기에서 최상위 레벨의 피칭을 펼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승환보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인 투수들 중 MLB에서 셋업맨 혹은 마무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로는 윌 스미스(밀워키), 쥬리스 파밀리아(메츠), 브랜든 고메스(컵스), 비즈카이노(애틀랜타), 그리고 오승환의 팀 동료인 조단 월든 등이 있다.

지난 2012시즌 MLB에 데뷔한 스미스는 최근 2시즌에 걸쳐 무려 50홀드를 기록한 밀워키의 특급 셋업맨이다. 두 시즌 연속 76경기 이상 등판했고, 63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밀워키 불펜을 이끌고 있는 투수다.

파밀리아는 메츠의 마무리 투수다. 2012시즌 MLB에 데뷔한 파밀리아는 2014시즌 23홀드 평균자책점 2.21의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2015시즌 주전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파밀리아는 지난 시즌 43세이브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 내셔널리그 세이브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밖에 2011시즌 데뷔한 고메즈는 지난 시즌 탬파베이 소속으로 16홀드를, 역시 2011시즌 데뷔한 비즈카이노는 2015시즌 막바지부터 마무리로 활약하며 9세이브 평균자책점 1.60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오승환의 동료이자 경쟁자인 월든은 2010시즌 LA에인절스에서 데뷔한 MLB 7년차 투수다. 2011시즌 에인절스 소속으로 32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는 월든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지난 시즌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12경기 출장에도 8홀드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며 건재를 알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오승환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오승환은 시범경기를 통해 MLB의 수준급 셋업맨, 마무리 투수들에 뒤지지 않는 피칭을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원정 도박 혐의로 큰 물의를 일으킨 그가 성난 야구팬들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오직 MLB에서 성공하는 것밖에 없다. 다행히도 현재까지 그의 행보는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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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 기자 (ywam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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