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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유승민 겨냥해 "당 모욕하고 침 뱉고 떠나"


입력 2016.03.24 11:33 수정 2016.03.24 11:37        장수연 기자

기자회견서 "그분은 버려진 것 아니라 스스로가 집권여당의 책임 던진 것"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3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4일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으며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마감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헌법적 가치, 정치인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정치적인 도리, 국민에 대한 예의 같은 중요한 가치들이 개인의 유불리한 이익에 따라서 크게 전도되고 왜곡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헌법 1조 2항을 거론하며 탈당을 선언한 유 의원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는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이런 가치들을 함부로 가져다 인용해선 안 된다 생각한다"며 "이념과 가치 중심으로 뭉쳐야 할 책임정당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하기'가 인생의 목표인냥 생각하거나 내무반에서 서로 총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자를 비판하고 자기를 부각시키며, 본인은 정치적 희생양 행세를 하는 것도 시급히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의 행적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비난했다. 그는 "당의 정체성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라며 "몇 가지 단적인 예로 4년 내내 국정 발목만 잡고 국가위기 해결을 방해하던 야당에게는 박수갈채를 받고 집권여당 의원들은 침묵시키는 그런 행동을 하면서 어떻게 당의 정체성 위반이 아니라 할 수 있나. 정부가 그토록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어거지로 통과시켜서 기어코 대통령 비토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것은 당의 정체성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 한 번 더하는 것이 그리 중요한 것인가. 그토록 혜택을 받았던 당을 버리고 또 오늘의 정치인 위치를 만들어 주고 도와주던 선배, 동료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던져주는 행위라 생각된다"며 "그분은 버려진 것이 아니다. 그분 스스로가 국민이 부여한 집권여당의 무거운 책임을 던져버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공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천 탈락에 반발, 현역 11명이 탈당한 데 대해 "공천 진행과정에서 당내 혼란을 보인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 위원장은 "아깝게 낙천한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며 "공천 받지 못하신 분들은 나름 억울하기도 하고 하고픈 말도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실 공천을 못 받으신 분들 중에는 저하고 오랜 세월 친구관계를 유지했던 분도 상당수 있다"며 "개인적으론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20대 국회 구성이 과거 어느 때와 분명히 달라야 한다는 역사적 인식을 갖고 공천을 하다 보니 친소관계를 넘어설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김무성 대표와 노골적인 갈등을 보인데 대해 "당 대표와 공관위 간 마찰은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며 "개혁, 혁신을 위한 불가피 진통이었지만 공천 진행과정에서 특히 당내 혼란을 보인 점은 사과한다"고 했다. 그는 "공천과정에서 큰 감동을 드리진 못했지만 157명 현역 중 스스로 불출마한 12명을 포함 총 66명의 현역을 교체하는 인물 대체를 통해 국민들께 20대 국회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전날 대구에 위치한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은 담담한 모습을 유지했다. 유 의원은 이날 이 위원장의 브리핑 시작 30분 전 선거사무소를 들어가는 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결정에 대해 "모르겠다. 당이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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