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알 파치노…배우가 아까운 막장 '미스컨덕트'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3.28 09:01  수정 2016.03.28 09:02

조쉬 더하멜· 안소니 홉킨스 등 유명 배우 출연

이병헌 2016년 첫 작품이자 다섯 번째 진출작

배우 이병헌이 영화 '미스컨덕트'로 다섯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을 만들었다.ⓒ(주)코리아스크린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벤(조쉬 더하멜)은 아내 샬롯(앨리스 이브)과의 관계가 소원하다. 몇 년 전 아내가 아이를 잃은 뒤 부부관계에 금이 갔다. 그러던 중 벤은 전 여자친구 에밀리(말린 애커맨)를 만나게 된다.

에밀리는 재벌기업 피어슨 제약회사의 회장 아서 데닝(안소니 홉킨스)의 내연녀다. 에밀리는 아서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벤에게 회사 비리 내용이 담긴 파일을 건넨다.

파일에는 피어슨이 보고서를 위조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자료가 담겨 있었다. 자료를 보던 중 에밀리는 갑자기 벤을 유혹했고 벤은 찰나의 욕정에 이끌리는 듯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다.

불법으로 자료를 수집한 벤은 아서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소송을 준비한다. 로펌 회장인 찰스 에이브람스(알 파치노)는 위험한 소송을 밀어붙이는 벤에게 충고한다. "이 소송은 승소하느냐, 네가 옷을 벗느냐 둘 중 하나다."

재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벤에게 에밀리의 전화가 걸려 오고, 벤의 아내는 에밀리와 남편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눈치챈다. 어느 날 에밀리의 집에 들른 벤은 숨을 거둔 에밀리를 발견한다. 한편 아서는 사라진 에밀리의 행방을 쫓기 시작하는데...

'미스컨덕트'는 재벌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 제보자가 의문의 죽임을 당하자 소송을 둘러싼 네 남자의 거래 뒤에 숨겨진 진실을 다룬 범죄스릴러다. 공포 영화 '그루지' 시리즈를 제작한 시모사와 신타로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배우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조쉬 더하멜, 이병헌이 영화 '미스컨덕트'에 출연했다.ⓒ(주)코리아스크린

영화는 이병헌이 외에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조쉬 더하멜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병헌에겐 '지.아이.조-전쟁의 서막'(2009), '지.아이.조2'(2013), '레드: 더 레전드'(2013),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에 이은 다섯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올해 첫 할리우드 작품이다.

이병헌은 의뢰를 받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히트맨 역을 맡았다. 이병헌은 영화 시작 후 40분 후에 등장한다. 상영 시간 105분 중 분량은 20분 정도.

전작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서 액션에만 중점을 줬다면 이번 작품에선 액션을 비롯해 인물의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췄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이병헌 특유의 강렬한 눈빛, 또렷한 발음, 유창한 영어 실력이 인상적이다. 외국 배우들보다 몸집은 작지만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밀리지 않는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모호하고 불친절한 캐릭터다. 그가 왜 히트맨이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행동의 설득력, 장면의 개연성도 떨어진다. 히트맨이 왜 죽을병에 걸려야 했는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코피가 터지는 장면에선 실소가 나온다.

이 부분은 이병헌의 잘못이 아닌 작품의 헐거운 만듦새 탓이다. 90년대 영화를 보는 것처럼 촌스러운 연출이다. 인물을 클로즈업할 때도 어색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생뚱맞은 장면도 있다.

배우 이병헌은 영화 '미스컨덕트'에서 의뢰를 받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히트맨 역을 맡았다.ⓒ(주)코리아스크린

배를 다친 벤이 편의점에서 산 접착제로 상처 부위를 봉합하는 장면은 황당하다. 무슨 생각으로 이 장면을 넣은 건지 감독의 의도가 궁금해진다.

앞서 이병헌은 '미스컨덕트'가 '할리우드판 내부자들'이라고 밝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내부자들'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민망한 작품이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탄탄한 이야기, 세련된 연출은 없다. 후반부 알 파치노가 던진 "막장으로 치닫는 걸 이해해달라"는 대사는 관객들에게 하는 말 같다. 할리우드판 막장 드라마다.

영화는 돈과 권력, 법의 양면성 등 나름 심오한 메시지를 말하려고 아등바등하지만 잘 읽히지않는다. 전개와 결말이 던진 메시지는 '유부남은 다른 여자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유부남에게 접근했다가 큰 코 다친다'는 것뿐이다.

'미스컨덕트'에 대한 혹평은 이미 북미 개봉 당시 나왔다. 영화 정보 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리뷰를 남긴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유일한 미스터리는 안소니 홉킨스와 같은 대배우들이 출연했다는 것", "이건 영화가 아니다" 등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도 10점 만점에 5.4점을 줬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다섯 번째 진출작, 그리고 유명 배우들과 함께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 듯하다.

3월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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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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