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용규 사구보다 더 큰 고민 ‘2군 로저스’
팔꿈치 이상으로 시범경기 등판 못해
개막전 물론 4월 등판도 장담 못해
KBO리그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평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대대적인 투자로 전력을 보강한 한화는 시범경기부터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직 떨치지 못한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바로 팀의 에이스로 나서야할 1선발 에스밀 로저스의 공백이다. 사구로 개막전 출장이 불투명한 이용규의 공백보다 더 큰 걱정거리다.
로저스는 지난해 후반기 대체 선수로 합류해 KBO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주축 투수들의 혹사와 부진으로 방전 상태에 놓여있던 한화의 후반기 마운드를 혼자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저스 활약에 고무된 한화는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액(190만 달러)으로 재계약했다.
그런데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로저스의 모습은 한화 마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시범경기를 거르고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로저스의 공백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로저스의 비중을 고려해 처음 팔꿈치 이상이 알려진 이후에도 몇 차례 걸쳐 정밀검진을 받았지만 큰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로저스는 여전히 실전피칭을 하지 못하고 체력훈련만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투수들보다 시즌 준비가 훨씬 늦어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4월 시즌 개막까지 로저스가 1군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화 구단은 로저스의 정확한 팔꿈치 상태나 현재 컨디션에 대해 시원하게 밝히지 않아 궁금증은 커진다.
한두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는 정도라면 다행이지만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한화의 선발진 운영이 시작부터 꼬일 수 있다. 로저스마저 부상으로 발목이 잡힌다면 치명타다. 한화가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힐 수 있었던 큰 원동력 중 하나가 로저스인 만큼, 그의 존재 여부에 따라 한화 마운드의 무게와 높이는 크게 달라진다.
그나마 한화 마운드의 선수층이 지난해보다는 두꺼워졌다는 점이다.
한화 마운드는 로저스 외에도 알렉스 마에스트리, 안영명, 송창식 등이 올해 선발투수로 입지를 굳힌 상태다. 예년보다 선발 자원들이 풍부해지면서 소수 정예와 벌떼 시스템에 의존하던 한화의 마운드 운용에도 다소 변화를 예상한다.
하지만 여전히 한화 선발진에 로저스의 공백을 대체할 만큼 검증된 이닝 이터가 없다는 것은 불안하다. 로저스가 기대처럼 부상을 깔끔하게 털고 완전한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복귀할 수 있을지 한화 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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