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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경북도당 이례적인 '경북 압승' 구호 왜?


입력 2016.03.29 17:49 수정 2016.03.29 17:55        장수연 기자

진박 논란으로 무소속 후보 약진 경계 "우리가 남이가" 구호도

새누리당 총선 경북 경산시 후보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공천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북 압승 만세! 경북 압승 만세! 경북 압승 만세!"
"대구 필승입니다! 반드시 압승입니다 여러분!"

TK(대구·경북)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들이 '압도적 승리'를 결의했다. '압승'을 연호하는 그들의 목소리에서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른바 '친유승민계' 후보들에게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은 29일 대구 수성구 새누리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13개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와 당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대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후보들은 ".4.13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박근혜 정권을 성공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하자"며 '8080'(투표율 80%, 득표율 80%)를 외치는 등 장관을 연출했다.

발대식에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최경환 후보(경산)와 이철우(김천)·김석기(경주)·김정재(포항북)·박명재(포항남·울릉)·김광림(안동)·백승주(구미갑)·장석춘(구미을)·최교일(영주·문경·예천)·이만희(영천·청도)·김종태(상주·군위·의성·청송)·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이완영(고령·성주·칠곡) 후보 등 13명이 모두 참석했다.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오전 11시께 시작된 경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서는 종교집단의 부흥회를 방불케하는 열기가 느껴졌다.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박명재 의원이 "우리가 남이가"를 선창하자 나머지 400여명의 참석자들이 "우리는 하나다"를, 다시 박 의원이 "됐나?"고 외치자 "됐다!"는 참석자들의 열띤 호응이 이어졌다.

경북 지역 후보자들이 함께 연단에 올라 인사했지만 유독 '친박계 실세'인 최경환 의원에게 환호성이 쏠렸다. 최 의원은 "우리 경북이 중심이 돼 다음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앞장서겠다. 만약 공약이 실행되지 않으면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북에 무소속 출마한 사람이 있는데 대구경북 24명 후보 전원 당선시켜 줘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며 "무소속 찍는 것은 야당후보 찍는 것과 똑같다"고 주장하며 무소속 후보 겨냥에 나섰다.

새누리당 총선 경북 경산시 후보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공천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 실세로 거론되는 최 의원이 이토록 무소속 후보를 견제하는 데에는 TK지역에서 총선 전체 의석을 쓸어오는 것이 어렵다는 관측이 깔려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공천과정 잡음으로 인해 포항북, 구미을, 경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무소속 돌풍'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최 의원의 목소리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이후 오후 1시 30분께 개최된 새누리당 대구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도 열기는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대구시당도 이날 당사에서 무공천 지역인 동구을을 제외한 11개 선거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 주요 당직자, 선거대책위원 등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발대식과 필승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총선승리를 결의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무소속 후보를 향한 비난도 상당했다.

대구경북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당의 공천을 받았다가 출마가 봉쇄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연단으로 불러내 "저는 이 후보를 새누리당 공천 후보로 인정한다"며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 조 의원은 "사심 없는 박 대통령의 개혁에 딴지를 거는 것이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당 출신 중에도 있더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원내대표를 한 사람이 모든 일마다 안다리를 걸었다"고 유승민 의원을 직격했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2년 밖에 안남았고, 우리가 열심히 도와도 남은 2년간 4대개혁을 하기가 힘들다"며 "딴지 거는 세력이 워낙 많아 우리 대구가 똘똘 뭉치고 국민이 똘똘 뭉쳐도 개혁이 힘든데 우리 스스로 무너지면 되겠느냐"고 말했다.그러면서 "새누리당은 보수 정권의 심장이자 중심으로 대구가 무너지면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이번 총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선거다. 자유민주주의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책무가 대구 시민들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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