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 유도형 투수 코프랜드 LG 전격 합류
10승 이상 거둬준다면 2년만의 가을잔치도 가능
LG 트윈스가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외국인 선수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주인공은 우완 투수 스캇 코프랜드(29)다.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끝내 40인 로스터 진입에 실패하고 지난 9일 LG와 계약했다.
LG는 코프랜드에게 1년 75만 달러의 연봉을 지급함과 동시에 토론토 구단에 별도의 이적료(비공개)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활약은 향후 LG의 성적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캇 코프랜드는 누구인가
우선 스캇 코프랜드의 경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프랜드는 대학교 재학 중이던 지난 2010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21라운드 3순위 지명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다. 신장 192cm, 체중 110kg의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으나 덩치만큼 인상적인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고 2012시즌 중 방출됐다.
마이너리그 통산 142경기서 772이닝을 소화했고 49승 48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데뷔시즌이던 2010년에는 하위 싱글A에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후 2년간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머물자 결과는 방출 통보였다.
이후 FA자격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꾸준히 활약한 결과 2013시즌 이후에는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확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트리플A로 승격됐고, 지난해 트리플A 시즌 초반 4경기를 2승 1패 평균자책점 1.44로 장식하자 메이저리그로 승격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5월 클리브랜드전에 이틀 연속 등판,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이후 다시 승격되어 6월 11일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7이닝 1실점 깜짝 호투를 펼치기도 했다.
문제는 기복이었다. 이후 2경기에서 각각 4이닝 3실점, 1.1이닝 7실점으로 부진하자 마이너리그 강등행을 통보받았고, 끝내 메이저리그 콜업을 듣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2년간 코프랜드가 마이너리그서 얻은 성적표는 21경기 125이닝동안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5였다.
LG 최고의 시나리오, 선발 로테이션 성공적 안착
코프랜드는 영입 발표 당시 알려진 바와 같이 땅볼 유도형 투수다. 싱커를 주무기로 내야땅볼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에서는 이 공을 투심 패스트볼로 분류하고 있다. 오른손 투수가 던졌을 때 우타자의 몸 쪽,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싱커성 투심 패스트볼이라 할 수 있다. 구종의 특성상, 타자들이 정타를 생산하기 어렵고 땅볼로 이어지게 된다.
5경기에서의 기록이지만 코프랜드가 메이저리그서 유도한 땅볼타구는 45%에 달한다. 당연히 코프랜드가 허용한 타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252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공은 163개, 볼 판정은 89개로 제구력도 준수한 편이다. 그가 2015년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삼진/볼넷 비율은 1.78이었다. 삼진이 적은 땅볼 유도형 투수치고는 훌륭한 비율이다.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도 나쁘지 않다. 2015년 코프랜드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기록한 FIP는 3.92였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FIP 5.34를 기록한 류제국보다 나은 수치다. 리그마다 수준차이와 스타일의 차이가 있지만 오지환과 히메네스가 버티고 있는 LG 내야진을 감안하면 동료 야수들의 든든한 수비 지원을 기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프랜드는 미국에서도 야수들에게 많이 의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하위 리그에 몸담았던 볼티모어 시절에는 전체적인 수비력이 낮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방출됐지만, 상위리그로 올라가 활약한 토론토 시절에는 성장세를 보여주며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갔다. 이는 LG 수비진이 뒷받침을 해줄 경우, 10승 이상의 활약도 기대할 수 있다.
코프랜드가 소사와 함께 10승 이상의 승수를 쌓고 우규민을 앞세운 토종 투수진들이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내준다면 LG가 다시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에는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2013~14시즌에는 10년간의 암흑기를 극복하고 2년 연속 가을 잔치를 맛본 LG다.
최악의 시나리오, Again 루카스?
지금의 코프랜드는 구단과 팬이 기다려온 시간을 보상할 수준의 선수라고 보기 어렵다. LG는 당초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에스밀 로저스(한화 이글스)나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처럼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특급투수를 영입할 계획이었으나 상위 후보에 들어있던 선수들과의 계약이 불발되면서 코프랜드로 선회했다.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에서 보여준 경력, 공식적으로 발표된 연봉은 팬들의 기대 이하의 것이었기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들도 많았다.
빤한 얘기지만 관건은 선수의 적응력이다. 코프랜드는 패넌트레이스 시작 이후에 팀에 합류했다. 그만큼 KBO리그와 한국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다른 구단의 외국인 투수들과 다르게 팀에 적응할 시간도 그리 주어지지 않았다. 대체 선수로 시즌 중 들어오는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생소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다른 구단들 역시 코프랜드에 대한 정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황상 코프랜드는 이번 넥센과의 주말 3연전 중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프랜드 입장에서는 LG와의 계약 이후 2주 만에 첫 등판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전력 분석팀과 현장의 호흡이 원활한 것으로 잘 알려진 넥센의 경우 코프랜드에 대한 과거 기록, 영상들을 낱낱이 수집, 분석하고 상대할 것이 분명하다.
장고 끝에 합류시킨 코프랜드가 KBO리그 적응에 실패한다면 LG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만일 코프랜드가 지난 시즌 루카스 하렐처럼 경기장 안팎에서의 돌출 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흐린다면 자신의 성적은 물론, 팀 순위와 다른 선수들의 성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는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멀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시즌 코프랜드는 등번호 54번을 달고 활약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2군 경기(vs고양 다이노스)에서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19일 잠실구장에서 실시한 불펜피칭에서도 양상문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의 호평이 이어졌다.
코프랜드 본인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야구문화와 팬들의 적극성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당장은 서로가 서로를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투수는 결국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
장고 끝에서 선택한 코프랜드가 LG의 포스트시즌을 이끌 명약이 될지, 골치 아픈 천덕꾸러기가 될지 금주 중 예정된 첫 등판을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자.
글 김호연/기록 및 자료제공 :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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