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의 현재와 미래의 감독들이 모두 준결승에서 나란히 좌절을 겪으며 유럽 정상정복에 실패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맨시티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뮌헨을 이끌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시즌이 끝나는 대로 뮌헨을 떠나 맨시티로 부임할 예정이다.
두 감독은 올해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미묘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특히 과르디올라의 뮌헨과 페예그리니의 맨시티가 나란히 준결승까지 진출하면서 맨시티 신구 감독들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고 맞대결하는 얄궂은 운명이 이뤄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 감독은 나란히 준결승의 벽을 넘지 못하며 결승전 맞대결의 꿈은 무산됐다. 과르디올라는 3년 연속 준결승에서 라 리가팀들에게 덜미를 잡히는 ‘스페인 징크스’에 울어야했다. 뮌헨은 2014년 레알 마드리드, 2015년 바르셀로나, 2016년 아틀레티코에게 각각 준결승에서 발목이 잡혔다.
비록 리그에서는 3연패가 유력하긴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 뮌헨의 위상이 독보적인 것을 감안하면 과르디올라에게는 리그 우승이 큰 업적이 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정작 가장 기대했던 챔스에서의 우승트로피를 추가하는데 실패하며 뮌헨의 과르디올라 시대는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맨시티가 페예그리니에서 과르디올라로의 감독교체를 단행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UCL에서의 성과임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올시즌 맨시티를 창단 첫 4강으로 이끌었다. 그동안 EPL에서 강호의 위상을 떨쳤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UCL에서는 무기력했던 맨시티지만, 올 시즌에는 EPL 팀중 유일하게 준결승에 올라 자존심은 세웠다.
전날 과르디올라의 뮌헨이 탈락한 상황에서 만일 페예그리니 감독이 맨시티를 결승에 올려놨다면 감독교체를 앞두고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 될 수도 있었다. 또한 페예그리니 감독은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 경질 당했던 아픔도 있다. 하지만 레알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벽을 넘지 못하고 페예그리니의 복수 역시 미완으로 마감하게 됐다.
올 시즌 레스터시티와 토트넘의 돌풍에 밀려 리그 우승이 좌절된 가운데, 챔스에 전력하기 위해 FA컵까지 사실상 포기했던 맨시티는 결국 캐피털원컵 우승으로 무관을 면한데 위안을 삼아야했다.
현재 리그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맨시티는 EPL에서도 라이벌 맨유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어서 아직 다음 시즌 UCL 티켓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맨시티가 맨유에 대역전극을 허용하며 다음 시즌 UCL 출전권마저 놓치게 된다면 내년 지휘봉을 물려받게 될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당히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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