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11? 5년 전 5월18일 '광주의 추억'
2016년 5월, 2011년 5월과 닮아…그땐 어땠나
2016년 5월, 2011년 5월과 닮아…그땐 어땠나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념식에 참석할 범야권 대권 잠룡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호남과 비호남의 지지를 공히 받는 마땅한 야권 대선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내년 이맘때는 경선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벼야하는 만큼 잠재적 대권주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야권 성지인 광주의 '눈도장'이 시급하다.
17일 원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의 대표들은 일제히 호남으로 향한다. 원내 제1야당인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물론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제각기 17일 오전 일정을 보낸 후 오후 광주에서 열리는 제36주년 5·18 민주대행진 전야제부터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까지 '풀코스'로 참석할 예정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16일 저녁부터 1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에 머무르고 있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미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광주를 방문했다. 특히 박 시장의 광주 발언과 일정이 사실상 대권 행보의 시동을 걸었다고 해석된다. 박 시장은 13일 전남대학교를 방문,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뒤로 숨지 않겠다. 박관현 열사처럼, 윤상원 열사처럼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말하는 등 그동안 정치 현안에 대해 "서울시정에 전념하겠다"던 입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 특히 야권 인사의 5월 광주 방문은 연례 행사처럼 익숙한 상황이지만 이번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대선을 불과 1년 앞두고 행사가 치러진다는 점과 같은 해 4월 치러진 선거(2011년 재보선, 2016년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했다는 점에서 지난 2011년 5월18일 진행된 제3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과 흡사하다.
당시에는 야당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당내 '대권 잠룡 빅3'로 불리던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대표적 대권후보중 하나였던 손 전 대표는 전날 전남 순천에서 그 해 4월27일 있었던 재보선으로 중단했던 '100일 희망대장정'을 재개하면서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
지금은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겨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정동영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은 야권통합에 열을 올렸다. 정 전 최고위원은 5월 내 정책연합 원탁회의의 구성, 9월 단일정당 창당준비기구 구성, 12월 야권단일정당 창당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하며 "민주 진보세력 단일정당이 열어갈 민주진보 정부의 가치와 비전, 그리고 구체적 정책 마스터 플랜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4·13 총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6선에 성공한 정세균 당시 최고위원도 대권 잠룡중 하나로 평가 받으며 '남부민주벨트론'을 주장했었다. 이를 위해 정 최고위원은 18일 5·18 기념식 참석,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 참석 등 전남과 부산·경남 지역을 도는 남부 민주성지 행진을 했다. 그는 당시 "남풍은 필요할 때마다 불었다"며 "남부민주벨트의 지붕을 올리고 벽돌을 쌓는 목수가 되고자 한다"며 대권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012년 대선에서 최종적으로 야권 대권후보가 된 문재인 전 대표는 당시 노무현재단이사장이었다. 그는 18일이 아닌 19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와 망월동 구묘역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금부터 (야권) 연대·연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하나로 묶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수면위로 부상하던 자신의 대권 출마설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질문이라 답하지 않겠다"고 짧게 말했다.
당시 KAIST 석좌교수였던 안철수 대표는 당일 이화여자대학교 경영연구소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강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경선 1년전 '빅3'로 일컫어지며 주가를 올리던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의원이 아닌 원외 인물이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야권의 부름을 받았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5·18 민주운동 기념식과 여기에 모인 야권 잠룡들이 어떤 메세지를 던질지,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