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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불가능한 미션 도전 '브로드웨이 42번가'


입력 2016.06.02 08:05 수정 2016.06.02 14:15        이한철 기자

첫 뮤지컬 도전 긴장감 "걱정 반 기대 반"

"역할은 줄리안 마쉬지만, 심정은 페기소여"

배우 최정원(왼쪽)과 송일국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역할은 줄리안 마쉬를 맡았는데 심정은 페기소여와 같아요."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생애 첫 뮤지컬 도전하는 송일국은 1일 서울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 탤런트스튜디오에서 열린 '브로드웨이 42번가' 제작발표회에서 "(뮤지컬배우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송일국은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았다. 그러나 뮤지컬배우로서 도전에 나선다는 점에서 극중 배우의 꿈을 안고 브로드웨이로 건너온 코러스걸 페기소여에 가깝다.

최정원의 추천으로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는 송일국은 "일단 꿈은 이루어졌다"면서 "춤을 잘 추는 것도, 노래를 잘 하는 것도 아닌데 꿈을 이룰 수 있게 기회를 준 최정원 선배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정원은 "연극 '나는 너다'라는 작품을 통해 팬이 됐다. 송일국이 표현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줄리안 마쉬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함께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송일국을 추천한 이유를 전했다.

송일국은 '브로드웨이 42번가'에 대해 기대감과 동시에 큰 부담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 데일리안

그러나 기대와 달리 송일국의 첫 뮤지컬 도전기는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최정원은 "사실 첫 연습 때 놀라긴 했다"면서 뮤지컬 배우로선 서툴렀던 송일국의 첫 연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최정원은 "아직 부족하지만 송일국이 뮤지컬을 꿈꾸는 배우나 가수들에게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앙상블만큼이나 연습을 많이 하고 있으니 공연이 올라가면 새로운 뮤지컬 스타 탄생을 외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을 통해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매력의 꽃중년 이종혁이 송일국과 함께 줄리안 마쉬 역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

뮤지컬 배우로 성공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종혁은 "이종혁만의 줄리안 마쉬를 보여드리겠다"면서 "사실 줄리안 마쉬는 연출자로서 나이도 지긋하고 중년의 중절모가 잘 어울리는 역할이다. 나는 젊고 신선하고 그런 느낌일 거 같다. 더 새로운 느낌의 날카로운 연출자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혜영은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페기소여 역을 원캐스트로 책임진다. ⓒ 데일리안

꿈을 찾아 브로드웨이로 건너온 코러스걸 페기소여 역에는 '팬텀' '레베카' '미스사이공' '드라큘라' 등 굵직한 대형 뮤지컬에서 최고의 히로인으로 각인된 임혜영이 맡는다.

지난 2009년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페기소여를 소화해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임혜영은 "7년 전에 이 작품을 했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더 탭들이 어려워졌더라"며 "탭이라는 건 시간에 비례하는, 많이 두드릴수록 무대에서 완성된다. 처음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팜므파탈 배우 김선경과 뮤지컬계 최고의 디바 최정원은 매력적인 여배우 도로시 브록을 맡아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최정원은 20년 전 초연에서, 김선경은 12년 전 각각 이 작품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최정원은 "항상 도로시 브록 역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는데 20년 만에 꿈을 이루었다"면서 "가슴이 뜨거워진다. 초연 배우로서 감사함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경 또한 "더 농도 짙고 성숙한 도로시 브록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12년 전에는 출세에 눈이 먼 도로시 브록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성숙한 도로시 브록, 특히 그녀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보여주겠다"고 연기의 주안점을 전했다.

두 배우는 극중 페기소여와 같은 경험으로 주역을 따낸 경험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최정원은 "1990년 '가스펠'이란 작품을 할 때 공연 9일 전 한 선배님이 몸을 다쳐서 갑작스레 오디션을 보게 됐다"면서 "때마침 오랫동안 준비했던 역할이어서 20살에 그 역할을 맡게 됐다. 페기 소여에게 일어났던 일과 같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어 최정원은 "그래서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내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도 후배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배우 이종혁(왼쪽)과 김선경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김선경 또한 "12년 전 공연 때 도로시 역할을 맡은 배우 중 한 분이 갑자기 그만둬서 갑자기 하게 됐다. 혼자 2주 정도 독학을 했다"면서 "당시엔 배우로서 즐길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배우로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심을 흔드는 외모에 출중한 댄스실력을 자랑하는 뮤지컬 배우 에녹도 절정의 탭댄스를 선사하기 위해 빌리로러 역에 원캐스트로 합류한다. 또 감초연기의 달인 임기홍과 '시카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요셉어메이징'에서 활약한 뮤지컬 배우 김경선, '레베카'의 허정규 등 실력파 조연진들의 합류로 더욱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80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걸작 뮤지컬로 한국에서는 1996년 초연돼 이듬해 제3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여우조연상, 기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후 '브로드웨이 42번가'는 20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사랑받고 있다.

한국 초연 20주년을 맞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NEW GENERA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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