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물류부문 분할...끝나지 않은 삼성 사업재편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구조조정 속 제일기획·삼성카드 매각설
시나리오 경영과 실용주의 시너지효과로 위기 극복 주목
삼성SDS가 물류부문을 분할,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이 등장하면서 삼성의 구조조정이 현재 진행형임이 입증되고 있다. 위기에 대응하고 대비하는 삼성의 시나리오 경영이 입번에도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관련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계열사의 물류 역할을 대행해주는 삼성SDS 글로벌 물류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 상사 부문과 합병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자체 개발한 물류관리 솔루션 ‘첼로’를 기반으로 물류 BPO 사업을 확대해 왔다.
삼성SDS의 물류 기능이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해외 네트워크와 결합되면 시너지효과로 물류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략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패션부문과 식자재 전문 자회사인 웰스토리도 물류 기능이 필요한 만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주요 주주였던 국민연금과 블랙록에게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합병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DS 물류부문 분할, 사업재편 현재진행형 신호=삼성SDS의 물류부문 분할과 합병은 삼성그룹이 계열사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임을 의미하는 신호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4년 상반기 삼성코닝정밀소재 분리를 시작으로 지난해 그 해 11월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화학)·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방산) 등 비주력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첨단소재 등 화학계열사 3곳을 롯데에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중공업의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이슈가 등장했다. 이미 광고계열사 제일기획은 현재 프랑스 광고업체 퍼블리시스와의 협상이 정체돼 있기는 하지만 매각 방침이 정해진 상태로 삼성카드도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합병설도 꾸준히 제기되는 이슈로 잘할 수 있는 사업에만 집중하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사업재편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주특기인 시나리오 경영과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방향으로 사업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년간 화학 및 방산 계열사들의 빅딜을 주도해 온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의 발언도 추가 사업 재편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말 “이제 더 정리할 계열사나 사업은 없다”고 발언한 뒤 하루만에 “사업재편 끝났다 말한적 없다”고 바로 해명에 나섰었다.
◆향후 삼성SDS 사업재편 방향은...지분활용도 주목=이와 함께 삼성SDS의 물류부문 분할 이후 행보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 다른 사업부문인 솔루션사업부문은 삼성물산 자회사로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면동 개발인력들은 삼성전자 또는 전자계열 자회사로 재배치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아울러 IT컨설팅부문은 미라콤아이앤씨에 편입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삼성SDS의 양대 자회사인 오픈타이드코리아와 미라콤아이앤씨가 합병한 이 회사는 최근 K-OTC(장외주식시장) 시장에 상장됐다.
이에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삼성SDS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시 실권주(미청약분) 발생에 대비해 사재를 털어 참여하기로 하고 삼성SDS 지분 2.05%를 매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 합병 등에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과 이 부회장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현금성 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소식통은 “물류부문 분할이 확정된 뒤 다른 사업부문 재편도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지분 활용 방안도 이러한 사업 재편 과정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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