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쁜이' 마동석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예요"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6.16 09:00  수정 2016.06.22 07:15

'굿바이싱글'서 평구 역 맡아 김혜수와 첫 호흡

"진정성 있는 이야기…유쾌하고 따뜻한 작품"

배우 마동석은 영화 '굿바이싱글'에서 톱스타 주연(김혜수)의 스타일리스트 평구 역을 맡았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다부진 체격, 험악한 인상에서 사랑스러움이 뿜어져 나온다. 마성의 매력이다. 배우 마동석(45)에겐 '마블리'(마동석+러블리), '마요미'(마동석+귀요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구릿빛 피부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이지만 속은 순두부처럼 부드럽다. '씨~익' 웃으면 보는 사람들도 헤어 나올 수 없다. 반전의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이 정점을 찍는다.

마동석은 두 가지 매력이 공존한 배우다. '이웃사람'(2012), '살인자'(2013), '함정'(2015) 등에서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강한 연기를 펼치는가 하면 '결혼전야'(2013)에선 우크라이나 여성과 국제결혼하는 꽃집 노총각 건호 역을 맡아 순박한 모습을 선보였다.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에선 아트박스 사장님으로 깜짝 출연해 웃음 폭탄을 날렸다. 의외의 면이 그의 큰 강점이다.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29일 개봉)은 마동석의 매력을 총망라한 영화다. 마동석은 극 중 철부지 톱스타 고주연(김혜수)의 죽마고우이자 해외파 스타일리스트 평구 역을 맡았다.

배우 마동석은 영화 '굿바이싱글'에서 호흡한 김혜수에 대해 "배울 점이 많은 선배"라고 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3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라며 "극과 극에 있는 사람들이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캐릭터가 유머러스하면서 진정성 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게 아닌, 마음에 와 닿는 작품이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극 중 스타일리스트 평구는 화려한 패션을 보여준다. 그간 한두 벌로 영화 속 배역을 소화한 그에겐 신선한 경험이었다. 총 50벌의 의상을 준비했고, 그중 24벌을 입었다. 분장도 처음 해봤단다.

"사실 전 패션에 관심이 없어요. 트레이닝복만 입어요. 귀찮거든요. 오죽했으면 어머니께서 청바지라도 입으라고 하셨을까요? 일 외엔 관심사가 없어요. 인터넷, SNS도 안 하고, 댓글도 잘 안 보고요."

영화는 김혜수와 마동석이 티격태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장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대사인지, 애드리브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감칠맛 나는 대사가 귀에 쏙쏙 박힌다. 극 중 화장이 겉도는 주연에게 "그러게 프라이머를 바닐라코 걸로 썼어야지"라고 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조사를 많이 했어요. 프라이머는 그 브랜드 제품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스타일리스트 겸 매니저 역할이라 매니저분들께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여배우들과 함께하려면 소통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영화 '굿바이싱글'에 출연한 배우 마동석은 '마블리', '마요미', '마쁜이' 수식어를 지니고 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혜수와 마동석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두 배우의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한 팬들도 있었다고. 두 배우는 로코를 뛰어넘은 환상의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를 펼친다. 김혜수를 롤모델로 꼽은 마동석은 "혜수 선배는 정말 베테랑"이라며 "스태프, 배우들을 편하게 대해줄 뿐만 아니라 솔직하고 겸손하고 웃기고, 털털하기까지 하다"고 웃었다.

"혜수 선배는 대중이 생각하는 모습 그대로예요. 배우 생활을 오랫동안 하시면서 계속 진화하는 듯합니다. 작품에서 만나는 상대 배우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선택한 계기도 혜수 선배예요. 현장에서 선배를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웃음)."

김혜수는 마동석에게 마쁜이(마동석+예쁜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마블리, 마요미에 이은 사랑스러움의 결정체다. "그런 수식어들을 듣고 처음엔 의아했지만 지금은 기분이 좋다"며 "혜수 선배님이 지어주신 마쁜이가 수식어 중엔 젤 낫다"고 미소 지었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모습에 대중은 응답했다. 무섭고 차가울 것만 같은 마동석을 친근한 형, 오빠로 보기 시작한 것. 실제 마동석의 성격이 궁금해졌다. "전 유쾌하고,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대인 관계도 원만하고, 마음이 둥글둥글한 사람이에요. 실제 모습을 보여줄 계기가 없었는데 수식어를 통해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아요."

중저음 목소리로 나긋나긋 말하던 그는 "내 목소리가 이래도 마음은 참 즐겁다"며 "오해 안 했으면 한다"고 당부하며 '마쁜이' 미소를 날렸다.

배우 마동석은 '굿바이싱글'에 대해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라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 이민 간 마동석은 대학(콜럼버스 스테이트 칼리지)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이종격투기 트레이너로 일했다. 30대 중반 귀국해 조연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02년 찍은 첫 영화는 안타깝게도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영화 '천군'(2005)으로 본격적으로 배우로 데뷔한 그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반창꼬'(2012), '나쁜 녀석들'(2014), '베테랑'(2015) 등 3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찍었다.

주·조연·단역 가릴 것 없이 차근차근 연기라는 한 우물을 팠다. 흥행한 작품도 꽤 있을 정도로, 타율도 좋다. 뒤늦게 시작한 연기 경력이 벌써 15년 가까이 된다. 마동석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올곧은 연기 철학을 밝혔다.

"산을 넘으면 또 높은 산이 있고, 그 높은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있고...그게 연기인 것 같아요. 끝이 없어요. 그래서 더 연기에 대한 욕심과 갈증이 생겨요. 정상을 찍는다고 해서 끝나는 건 아니에요. 오르는 것도 좋지만 사람 자체가 성숙해져야 합니다.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거든요. 한층 성숙해진 마음으로 동료들과 협업하는 게 중요합니다."

40대 중반인 마동석은 액션 연기에도 능하다. 건강해 보이지만 부상으로 몇 차례 수술하면서 몸이 상했다. 철심 몇 개가 몸에 박혀 있단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할까. "작품 중간중간에 운동하면서 체력 관리를 해요. 음식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홍삼 같을 걸 먹어야 하나...하하. 주사도 맞으면서 재활 치료를 합니다."

곧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38사기동대'(17일 첫 방송)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고릴라라는 기획 사무실을 운영하며 시나리오 기획도 한단다. '함정'(2015)이 그가 기획한 첫 영화다.

배우 마동석은 영화 '굿바이싱글'에서 톱스타 주연의 스타일리스트 평구 역을 맡아 김혜수와 호흡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책 읽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일에만 몰두한다. 친구들과도 일 얘기만 한다고. 술자리에서도 결국 영화 얘기만 한다. "전 가진 것도 없고, 배우로서 탁월하지도 않아요.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배우일 뿐이에요. 쉴 때는 특별히 하는 게 없어요. 부모님과 밥 먹고, 혼자 사우나가고, 야구 경기 보는 정도예요. 심심한 사람이죠. 허허."

빠듯한 시간에, 지칠 법도 한데 이 배우는 "어차피 힘들다. 근데 연기는 좋아서 한다. 이게 원동력이다. 영화 한 편을 하려면 준비, 촬영, 홍보 기간을 거친다. 비중 상관없이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생긴다"고 했다.

SNS를 안 하는 그에겐 사진 찍는 것도 어색하다. 최근에는 촬영장에서 찍은 사진을 지인들이 SNS에 올려서 소식을 알린다고.

'굿바이 싱글'은 마동석이 그간 찍은 작품과는 다르게 전 연령대가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가족이 되는 이야기라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VIP 시사회 때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 친구분들이 함께 오신답니다. '함정' 시사회 때는 오지 말라고 했는데 엄마가 오셨어요. 친구분들이 '아들이 욕을 잘한다'고 하셨어요."

마동석은 '38 사기동대'에 이어 '굿바이싱글'로 팬들을 만난다. "마동석의 근황이 궁금한 분들은 우선 드라마부터 보시고, 이후 극장에 오세요. 마동석이 그렇게 재밌다고 칭찬한 '굿바이 싱글' 꼭 보시길 바랍니다." 수줍은 미소를 날리며 인터뷰를 마무리한 마동석은 영락없는 '마쁜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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