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3명으로 늘어난 2014년부터 삼성 엔트리에 단 1명의 외국인 선수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 연합뉴스
퇴출 이어 대체 투입된 용병 투수도 부상 이탈 엔트리에 단 1명의 용병도 없어...10개구단 중 유일
삼성 라이온즈가 본의 아니게 ‘쇄국 야구(?)’를 펼치고 있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가운데 토종 선수들로만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콜린 벨레스터가 3경기만 등판하고 부상과 부진으로 퇴출된 것에 이어 앨런 웹스터, 아름 발디리스, 심지어 교체선수인 아놀드 레온까지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낯선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전원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3명으로 늘어난 2014년부터 삼성 엔트리에 단 1명의 외국인 선수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재 10개 구단 중에서도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꼴찌 한화 이글스도 부상으로 로저스와 마에스트리가 재활 중이지만,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62경기 치른 현재 28승 34패로 7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산과는 무려 16.5게임차. 현재의 분위기로는 5할 승률과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낙관할 수 없다. 통합 4연패(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를 차지한 삼성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몰락이다.
전력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재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삼성은 지난 시즌만 해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나바로는 2015시즌 타율 0.287 48홈런 137타점으로 폭발력을 과시했고, 피가로와 클로이드는 24승을 합작했다.
올 시즌 삼성의 외국인 선수들은 부상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기대에 너무 못 미친다. 발디리스는 23경기 타율 0.217 1홈런 13타점에 그쳤고, 투수 벨레스터는 3경기 3패 평균자책점 8.03이라는 재앙에 가까운 성적을 남겼다.
그나마 선방한 웹스터가 4승4패 평균자책점 5.70(QS 7회)으로 컨디션이 올라올만한 시점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레온은 지난달 26일 KIA전 1경기 등판해 5이닝 8실점 8자책 평균자책점 14.40으로 부진했다.
전임 선동열 감독 시절에도 외국인선수 복이 없다는 말은 종종 들었지만 올 시즌은 역대급 흉작이다. 아무리 부진하다고 해도 라인업에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 유무는 무게감이 다르다.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만으로 가용폭이 넓어지고 토종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쓰디쓴 인내를 곱씹으며 부상자들의 복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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