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어뷰징과 검색 알고리즘'은 뉴스 기사 어뷰징 문제를 규명하고 전략적 대안을 제시한다. ⓒ 커뮤니케이션북스
언론사는 '헉' '충격' '경악' 등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나 연예인 노출 사진을 이용해 기사 클릭을 유도한다. 누리꾼은 자극적인 단어와 사진에 순간 호기심을 느껴 제목을 클릭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엉뚱한 내용에 대한 불쾌감과 허탈감뿐이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흔히 '낚였다'고 표현한다. 서로 속고 속이는 이런 기사는 대체 왜 쓰는 것이며,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걸까.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은 뉴스 어뷰징, 이른바 '낚시 기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뉴스 어뷰징이란 포털 사이트에서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검색을 통한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전송하거나 인기검색어를 남용하는 행태를 말한다.
최근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내놓은 신간 '뉴스 어뷰징과 검색 알고리즘'은 이 같은 국내 뉴스 시장의 문제점과 포털 사이트의 관계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책의 저자인 김병희(서원대 광고홍보학과), 심재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먼저 뉴스 어뷰징 현상이 유독 국내에서 심각하게 부각된 배경으로 "뉴스 포털 업체가 뉴스 소비로 인한 이익을 분배하기 위해 만든 뉴스캐스트와 아웃링크가 그 발단이 됐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뉴스캐스트와 아웃링크가 시행되면서 언론사의 클릭수가 대폭 증가했고, 이에 재미를 본 언론사들은 보다 자극적인 제목을 달거나 같은 기사를 반복해서 전송함으로써 클릭수를 높이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 여기에 인터넷 발전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매체수는 클릭수 경쟁을 더욱 부채질했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사에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형태의 포털 사이트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첫 화면에 검색창만 있는 구글과 달리 네이버나 다음의 첫 화면엔 뉴스가 가운데 상단에 가장 크게 자리를 잡고 있다. 게다가 우측에 위치하고 있는 실시간 검색어는 독자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 됐다. 이 같은 독특한 시스템이 어뷰징을 촉발시킨 원인이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책에선 "서구의 디지털 미디어 이론으로는 한국에서 이슈화된 뉴스 어뷰징 문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며 "우리 스스로 뉴스 어뷰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색 알고리즘의 개선과 최근 출범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포털에서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할 때 기사의 질과 미디어 평판, 뉴스 유통 요인 등 세 가지 핵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인터넷 사업자가 뉴스 검색 알고리즘의 구성 원칙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뉴스 어뷰징을 막기 위해선 기술적인 노력 외에도 제도적인 대책 마련도 뒷받침 돼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양측 이해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합의해 결성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어뷰징 기사를 보내는 언론사를 퇴출해야 뉴스 포털 생태계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의 주장대로 최근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그동안 지적돼 온 '기사 나눠쓰기' '광고성 기사' '동일 기사 반복 전송' 등에 대해 강력하게 제제를 가하고 있다. 일부 언론사의 반발이 있긴 하지만, 언론 생태계 개혁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당분간 규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비관적인 전망 또한 여전하다. 막으려는 '포털'과 뚫으려는 '매체'의 전쟁에서 늘 '매체'가 승리해왔기 때문이다. 이준옹은 국내 포털의 뉴스 생태계를 '공유지의 비극'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포털과 언론사가 각각 "제 할 일을 열심히 하지만 뭔가 헛발질을 하고 있다"는 진단했다.
실제로 지금은 사회적 공론화가 막 시작된 시점에 불과하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병든 뉴스 생태계의 변화를 위한 여러 가지 진단과 해결책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한 번쯤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포털을 중심으로 혼탁해진 뉴스 시장의 원인과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담겨 있다. 진단이 곧 치료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그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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