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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아재파탈' 욕인 줄 알았어요"


입력 2016.07.04 10:32 수정 2016.07.09 12:49        김명신 기자

데뷔 12년 차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 다져

'시그널' '아가씨' '사냥'까지 최고 전성기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말자.”
“배우이기에 앞서 사람이기에 실수는 할 수 있다. 인정하고 사과하자.”
“악플도 관심. 하지만 도 넘은 악플러는 찾아가 응징하자(하하).”


올해 최고의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배우 조진웅을 떠올린다. 다(多)작을 하는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 작품 속 조진웅의 변신에 관객들은 열광하고 시청자들은 환호를 보낸다. 그것이 ‘조진웅’의 마력이다.

배우 조진웅이 ‘아재파탈’을 대변하는 주인공으로 2, 30대 스타들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는 ‘대세’라는 말도 식상하다. ‘아재파탈’을 대변하는 주인공으로 2, 30대 스타들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녀불문, 그의 연기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신흥세력’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만 봐도 ‘조진웅 앓이’는 심상치 않다.

훤칠한 키에 잘생김 묻어나는 외모도 일조를 하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그의 연기력이 인기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그는 모든 작품, 모든 캐릭터에 임하는데 있어 ‘철저한 준비’를 높이 평가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어떤 촬영 현장에서도 떳떳하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작을 하는 이유도, 경중을 막론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이유도 바로 그 준비 정신이었다.

서울 삼청동 모 카페에서 만난 조진웅은 털털한 아재 포스를 뿜어내며 새 영화 ‘사냥’의 에피소드 언급에 열을 올렸다. 부산 출신 사투리도 가미하며 영화 ‘사냥’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비화와 ‘조진웅 아닌 주(酒)진웅’ 다운 뒤풀이 에피소드까지 허심탄회 털어놨다.

"'사냥' 1인2역 색다른 경험…'배우 안성기' 롤모델"

영화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 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 영화다. 조진웅은 산에서 금맥이 발견됐다는 정보를 은밀히 입수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엽사들을 모아온 남자 동근 역으로, 쌍둥이 동생 명근 역까지 1인2역을 소화했다.

조진웅은 영화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숨막히는 추격 상황 속에 던져진 인물들 사이의 긴장감과 호흡이 상당히 생동감 있게 살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숨소리가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해 굉장히 궁금했었고 정제되지 않은 거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연기자로서 한 번 부딪혀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배우 조진웅이 ‘아재파탈’을 대변하는 주인공으로 2, 30대 스타들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안성기 조진웅 손현주 권율 등 굵직한 배우들의 출연만으로 화제를 모은 가운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며 흥행 청신호를 기록 중이다.

“예매율 1위, 시청률 1위, 그런 것에 연연하는 편은 아니에요.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말자’가 제 신조에요. 예술 작품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평들이 나올 수 있죠. 작업을 하는 배우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야 해요. 때문에 무대인사도 그렇고 팬들을 만날 때 무척 긴장돼요. 데뷔 한 지 오래 됐지만 지금도 떨린답니다.”

천하의 조진웅도 여전히 팬들 앞에 서면 떨리고, 새로운 작품이 공개될 때면 설렌단다. 그도 그럴 것이 조진웅은 다작을 하는 배우로 꼽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비슷한 장르나, 인기 장르만을 고집해 다작을 하진 않는다. 시나리오를 보고 ‘촉’이 오면 작품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뿜어낸다. 그 바탕에는 철저한 준비가 깔려있다.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촬영 현장을 가지 않아요. 자신이 없거든요. 영화 ‘사냥’도 막상 촬영에 들어간 후 ‘내가 이 작품을 왜 한다고 했을까’ 잠시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 이후에는 동근 명근으로 살았죠. 힘들지 않은 현장은 없어요. 다만 힘든 현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즐기느냐는 본인의 몫이죠. ‘사냥’ 역시 마지막까지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던 작업이었답니다.”

조진웅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은 바로 대선배 안성기 손현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이다. 8년 전만 해도 안성기 조한선 주연의 영화에서 조진웅은 단역으로 출연했고 그렇게 안성기를 ‘선생님’으로 불렀다.

“안성기 선배님을 8년 만에 재회했는데, 정말 많이 배려를 해주셨어요. 슛이 들어가면 동료 배우였으니까요. 무엇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대해 ‘선배’라고 부르라고 하시더라고요. 많은 의미를 시사하죠. 8년 전만 해도 선배의 양아들로 단역 출연했었는데 ‘안성기 선배’라니... 이번 작업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좋은 선례가 됐답니다. 훗날 선배의 나이 때 까지 연기를 할 수 있다면 똑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조진웅이 ‘아재파탈’을 대변하는 주인공으로 2, 30대 스타들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진웅은 함께 작업한 배우, 감독들이 칭찬하는 배우 중 하나다. 안성기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피력했지만 안성기 역시 조진웅에 대해 “연기 힘이 굉장히 좋은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냥’의 김우철 감독 역시 “슛만 들어가면 눈빛이 변하는 배우‘라고 칭찬했고, 전작 ’아가씨‘ 박찬욱 감독 역시 "에너지가 굉장한 배우다. 응축된 에너지가 터질 것 같은 힘을 느낀다.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섬세한 연기를 해낸다"고 추켜 세웠다.

"장르 불문, 인기 불패? 철저한 준비만이 살 길"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조진웅이 하면 곧 그 사람이 조진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어떠한 캐릭터도 어색함 없이 녹여내는 것이 그만의 강점이다.

드라마 ‘시그널’을 시작으로 영화 ‘아가씨’, ‘사냥’, ‘해빙’ 등 올해만도 몇 편의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조진웅을 선보이고 있지만 똑같은 조진웅은 없다. 조진웅은 “아무리 잘 정리하고 준비하고 가도 여전히 현장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다. 항상 막차가 오는 느낌이 들고, 그런 촉박한 듯한 경험을 느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노력파 조진웅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영화 ‘사냥’을 통해 처음으로 1인2역까지 도전한 조진웅은 “분량의 아쉬움이 있다. 그 말은 동근과 명근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함에 있어, 쌍둥이라는 설정 상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더해줄 수 있는 분량을 말하는 것이다. 관객들과 더 놀고 싶은(공감할 수 있는) 마음?, 하지만 극 전개에 있어 적절한 분량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덧붙이기도 했다.

배우 조진웅이 ‘아재파탈’을 대변하는 주인공으로 2, 30대 스타들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면서 “이번 영화 촬영 후 산이 더 싫어졌다”는 농담을 거들기도 했다. 조진웅의 실제 모습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실제로도 조진웅은 거짓 없는 순수한 모습 자체였고, 자신의 신조 역시 ‘정정당당’이 아닌 ‘솔직함’을 꼽았다. 실제로 조진웅은 인터뷰 내내 거침없는 솔직함과 순수한 상남자의 분위기를 엿보이며 ‘아재파탈’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처음에 아재파탈이라는 말을 듣고 ‘나를 놀리는 건가’ 했어요. 사투리로 아저씨를 ‘아재’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 뜻을 알고 정말 고마웠어요. 저라는 사람을 좋아해주시고, 일부 팬들은 제가 다니는 현장마다 함께 해주시기도 해서 놀라웠어요.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드실텐데(하하). 요즘엔 ‘신흥세력(새로운 팬)’이 생겨서 놀라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래요. 행복하죠.”

조진웅이 대세배우, 아재파탈을 대변하는 배우로 꼽히는 이유 역시 그를 지지하는 팬들이 늘어감에 따른 것이다. 어쩌면 핸디캡이 될 수도 있는 훤칠한 키와 느끼할 수도 있는 외모를 그는 그저 연기로 승화시키고 ‘천상 배우 조진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셈이다.

“안티가 없다구요?.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이후 게시판 들어가봤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 이후론 댓글이나 게시판을 보지 않아요. 하지만 악플로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말하는 모든 말들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거든요. 제 연기도 마찬가지구요. 다만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기에 실수의 범위가 줄어들길 바라죠. 청렴결백 하자가 아닌, 솔직하자는 마음으로 살고 그렇게 연기해요. 실수를 해도 모면하려 하지 않고 곧바로 인정하고 사과하자고 말이죠. 말이 안 되게 사는 것 보다 실수하더라도 말이 되게 살아야 그게 사는 것 아닐까요. 무휼과 이재한을 만나면서 배운 점이에요. 저의 DNA가 모면하고 감추려는 것을 거부하기를 바라면서요.”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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