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장 큰 관심사였던 구속은 크게 문제없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멜빈 업튼 주니어를 상대로 시속 90마일(약 145km)짜리 직구를 뿌렸다. 이어 공 4개를 연거푸 직구로 뿌렸고, 구속은 90~91마일 정도로 형성됐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92마일까지 나왔다. 1년 반을 통째로 쉰데다 어깨 수술 경력까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구속에 대한 부분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실제로 경기에 앞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직구 평균 구속이 88마일 이상 되어야 한다”며 우려 반 기대 반의 말을 남겼다. 다행히 류현진이 89개의 공을 던지며 기록한 직구 평균 구속은 89.7마일(약 144.5km)로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닝이 거듭될수록 직구의 위력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류현진은 5회 들어 직구 구속이 80마일대로 뚝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마지막 타자였던 알렉스 디커슨에게는 이날 가장 느린 85마일(약 136km)을 기록할 정도였다.
물론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류현진은 이제 막 복귀한 투수이기 때문에 등판이 거듭될수록 직구 구속 등 제 컨디션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도 류현진이 4회까지 3실점으로 선방하자 5회에도 등판을 시켜 믿음을 실어줬다. 게다가 일정상 올스타 브레이크 전 마지막 등판이었기 때문에 보다 많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문제는 구속보다 구위였다. 공의 위력 역시 건강만 하다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적어도 이날만큼은 메이저리그 등판 가운데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8개의 피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무려 5개나 됐다. 1회 허용한 홈런도 최고 구속이었던 92마일이었지만, 멜빈 업튼 주니어는 너무도 손쉽게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구속과 상관없이 장타 허용이 계속 나왔다는 점도 우려가 된다. 오히려 날카롭지 못할 것이라 예상됐던 변화구는 삼진의 대부분을 잡을 때 쓰일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이는 바꿔 말하면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류현진의 밋밋한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복귀전을 마친 류현진은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말았다. 먼저 실전 경기를 마친 이후의 몸 상태가 관건이다. 다시 통증이 발생하면 지금까지의 재활과정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몸 상태를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는가의 여부도 올 시즌 후반기 성적을 판가름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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