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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도 가능케 한 김준수의 힘 '도리안 그레이'


입력 2016.07.12 09:39 수정 2016.07.12 09:42        이한철 기자

9월 초연 앞둔 씨제스컬쳐의 첫 창작 뮤지컬

브로드웨이도 못한 도전 "프로덕션-배우 믿는다"

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도리안 그레이'는 주제의 무거움, 스토리의 철학적인 면, 헨리 워튼이 쏟아내는 오만과 편견에 가득한 말들이 모두 어우러져야 하는 어려운 작품입니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도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이 작품을 할 수 있게 한 건 김준수의 힘이죠."

9월 초연을 앞둔 대형 창작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의 연출을 맡은 이지나 연출이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 김준수와 제작사 씨제스컬쳐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도리안 그레이'는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영국의 귀족 청년 도리안 그레이가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한 탐욕으로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꾸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원작 소설은 영화, 연극, 무용 등 현재까지도 다양한 장르에서 수없이 재현되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왔지만 뮤지컬로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이지나 연출은 "이걸 뮤지컬로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김준수가 한다는 얘기를 듣고 용기를 냈다"며 "하겠다고 결심한 그날 곧바로 박은태와 최재웅에게 연락할 정도로 이 프로덕션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쇼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작품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흥행이 되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많은 분들이 찾을 수 있는 기획, 배우, 스태프, 원작 등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었기에 선택할 수 있었죠."

국내 최고의 뮤지컬 흥행 메이커로 손꼽히는 김준수는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 역에 단독 캐스팅됐다. 또 그와 주축을 이루는 지성인 헨리 워튼 역에는 최고의 실력파 뮤지컬 배우 박은태, 화가 배질 홀워드 역에는 무대와 스크린을 아우르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최재웅, 여주인공 시빌 베인 역에는 신예 홍서영이 맡았다.

이지나 연출은 "창작 작품은 배우들이 잘 도전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망설임 없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 특별히 형벌 같은 작곡 임무를 맡은 김문정 음악감독에게 감사하다"며 "이 작품이 어떤 작품보다 소신껏 만들어질 거란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스노트'에 이어 다시 한 번 원캐스트로 무대에 서는 김준수는 "정말 남다른 각오로 임해야 한다. 책임감이 몇 배로 들게 하는 시간들"이라며 부담감을 드러내면서도 "끝내고 나면 힘든 만큼 짜릿함이 있다. 특히 좋은 연출진,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배우 박은태가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박은태와는 2010년 데뷔작인 '모차르트!'에서 같은 역할로 함께 한 인연이 있다. 또 3년 전 '엘리자벳'에서는 같은 무대에서 서로 다른 역할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이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도 이 작품을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준수는 "나는 신인이고 초짜다 보니 모든 것들이 생소하고 잘 알지 못했다. 그만큼 도움이 필요했던 시절"이라며 "동생같이 따뜻하게 대해주고 도움을 줬던 좋아하는 형이자 배우다"고 박은태를 향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김준수는 "시간이 지나 2013년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서로 다른 역할로 한 무대에서 섰는데, 매번 시너지효과 같은 게 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 짜릿함을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에 서로 '꼭 함께 무대에 서자'는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번에 함께 서니까 기대되고 설렌다"고 '도리안 그레이'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박은태 또한 "안부를 주고받을 때마다 '우리 언제 다시 만날까' 그런 얘기 많이 했는데 드디어 만나게 됐다. 굉장히 재미있게 시너지를 내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화답했다.

배우 홍서영이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400:1의 경쟁률을 뚫고 합류한 홍서영에 대한 칭찬도 쏟아졌다. 이지나 연출은 "신인 여배우 한 명이 좋은 프로덕션에서 꽃이 피는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고, 김문정 음악감독 또한 "몇 년 안에 섭외가 어려운 귀한 여배우가 될 것 같다"고 극찬했다.

선배 배우들 또한 "촬영 때 슛이 들어간 순간 눈빛이 딱 변하는 걸 느꼈다(김준수)"거나 "차세대 스타가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박은태)"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홍서영은 이에 홍서영은 "대한민국 최고라 불리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여서 영광"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테니 관심 부탁드린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도리안 그레이'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무대 연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체코 플로스코비체(Ploskovice)에서 올 로케 촬영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지나 연출은 "영상에 포커스를 두는 건 아니다. 영상 디자인이 아닌 실사가 들어왔을 때 어려움을 극복해보자. 촌스러움 없이 '도리안 그레이'가 전달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이라며 "모든 기술팀들이 이 작품 무용 연기 원작 연기를 전달할 때 절대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뚜껑을 연 '도리안 그레이'가 기대한 만큼 한국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리안 그레이'는 오는 9월 3일부터 10월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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