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일주일 전, 드디어 기지개 켜는 김무성?
김무성 측근 대거 정병국 캠프로 이동
"개인적 움직임은 곧 보스의 의중"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 몇 명이 정병국 당 대표 후보 캠프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지며 김 전 대표가 정 후보를 우회적으로 민다는 말이 나온다. 양 측은 개인적인 인연에 의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김 전 대표의 재임 시절 김 전 대표의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했던 A 인사는 최근 정 후보 캠프로 합류했다. A 인사는 1일 SNS를 통해 출입기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앞으로 주요 일정을 SNS에 공지하겠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A 인사와 마찬가지로 김 전 대표 재임 시절 그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B 인사도 현재 정 후보 캠프에 몸을 담고 있다. A 인사와 B 인사는 모두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서 김 전 대표를 탄생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인물이다.
A 인사는 정 후보 캠프에서 공보를 담당하며 실시간 SNS 채팅창을 통해 취재진에게 주요 일정과 자료를 공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전 대표 캠프 진행 당시에도 활용했던 전략이며 아직 다른 후보 진영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정 후보 측에서 지난 전대의 '킹메이커'를 대거 영입해 다른 후보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가려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정 후보 측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전후로 김 전 대표의 측근 몇몇은 정 후보 진영으로 넘어 왔다. 이처럼 김 전 대표 측근들이 하나둘 정 후보 캠프로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김 전 대표가 사실상 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이 관계자 역시 이를 시인했다.
또 다른 정 후보 측 관계자는 "A 인사는 개인적 인연으로 정 후보 캠프에 합류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개인적인 이동도 '주군'의 허락 없이는 이뤄지기 힘든 것이 우리 현실 정치의 특성이다. B 인사는 본보에 "개인적으로 움직이지만 사실상 김 전 대표의 의중이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김 전 대표가 전대 일주일을 앞두고 비박계 단일 후보인 정 후보를 향해 활발한 움직을 시작했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몸 사렸던 김무성, 본격적인 움직임의 이유는?
전대 후보군이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정치권의 이목은 김 전 대표가 어느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지에 쏠렸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쉽사리 자신의 속내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평소 친분이 있던 정 후보가 김 전 대표 사무실을 찾아 "도와달라"고 했을 때에도 "열심히 하라"고만 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1등을 할 지 보고 되는 후보를 밀겠다"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비쳤지만 그 속내엔 차기 대선에서 자신을 밀어줄 사람을 골라 지지하겠다는 김 전 대표의 의도가 깔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물 밑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김용태 후보와 정 후보 간 단일화를 조율하면서부터라고 전해진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8일 비박계 후보들을 모아 놓고 단일화를 조율한 바 있다. 결국 그는 정 후보가 자신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보고 전대에 영향을 본격적으로 가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정 후보가 '김 전 대표에게 연락이 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 되고 있다"고 답한 것도 위 사실을 뒷받침 한다.
한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에 "김 전 대표 측근들의 이동은 김 전 대표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래 정치권에서는 무엇 하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대권을 노리는 김 전 대표로서는 정 후보가 자신을 도울 것이라는 점을 간과했을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1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유족을 만나며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이어 해남과 강진 등 전라남도 일대를 돌았다. 내년 대선을 위한 본격적인 대권 행보로 풀이된다. 당분간 중앙 무대를 떠나 있는 무대(김 전 대표 별명)의 선택이 옳았는 지는 오는 9일 전대 이후 명확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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