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노예' 농장주 아내만 구속…"증거인멸 우려 있어"

당초 부부 모두 사전구속영장 청구…"일가족 모두 구속 수감 가혹" 판단

청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축사노예' 사건 관련 피의자인 농장주 부부 중 부인이 구속됐다.

청주지방법원은 4일 중감금 혐의를 받는 오모 씨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오 씨는 남편 김모 씨와 청주 오창읍에서 소 축사를 운영하면서 지적장애인인 고모 씨에게 19년간 무임금 강제노역을 시킨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고 씨는 "주인에게 맞았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고 씨 몸 곳곳에 난 상처를 토대로 김 씨 부부의 학대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 부부 모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일가족 모두를 구속 수감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보고 고 씨와의 면담에서 혐의점이 더 두드러진 오 씨에 대해서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오 씨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 고 씨를 감금하고 학대한 혐의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고 씨는 지난 1997년 여름 천안의 한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김 씨 공장으로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고 씨는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40∼100여마리를 관리하는 무임금 강제노역을 당했고 지난달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왔다가 경찰에게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