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는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멕시코의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를 6-4로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기보배는 8강에서 최미선을 꺾고 올라온 발렌시아에 단단히 설욕할 참이었지만 강풍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특히 기보배는 4세트에서 두 번째 쏜 화살이 3점에 그치는 실수를 범하며 흔들렸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은 뒤 5세트에서 연속 10점을 쏴 3위를 확정지었다.
올림픽 동메달도 대단한 성과이지만, 사실 기보배는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양궁 역사상 최초의 개인전 2연패가 바로 그것. 그러나 기보배는 팀 동료 장혜진과의 준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7로 패하며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다면 양궁 종목에서는 왜 개인전 연속 메달이 나오지 않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환경적 변수들이 존재한다.
일단 올림픽 여자 양궁(리커브 부문)은 1972년 뮌헨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뒤 이번 장혜진까지 모두 12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70년대에는 미국과 소련 선수들이 양분하다 1984년 서향순을 시작으로 한국 선수들의 독주가 시작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 텃세에 힘입은 장주안주안을 제외하면 9개 대회서 8개 금메달을 독식한 한국 양궁이다.
한국 양궁은 오랜 기간 세계 최강자 위치에 있다 보니 대표 선발전을 뚫고 올림픽에 출전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올림픽 금메달보다 한국 대표가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개인전 디펜딩 챔피언이 어렵사리 차기 대회에 출전했더라도 이번에는 함께 대표선발전을 뚫고 올라온 동료 또는 세계적 강자들과 마주해야 한다. 이번 준결승전에서 장혜진에 패한 기보배가 좋은 예다.
여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의 차기 대회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계속해서 바뀌는 규정도 발목을 잡는 부분 중 하나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는 더블 피타라운드 방식으로 치러졌는데 남녀 모두 4가지 거리에서 각각 36발씩, 144발을 두 차례 쐈다. 이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러자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싱글라운드로 순위를 가리는 그랜드 피타라운드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한국은 남자 개인전을 제외하고 3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70m에서 36발씩 두 번 쏴 순위를 가린 뒤 64강부터는 1대1 토너먼트를 벌이는 방식을 채택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이어졌다. 이는 한국 선수들이 당일 컨디션에 따라 떨어질 수도 있는 변수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올림픽 금메달은 언제나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 선수들보다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더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규정은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다시 바뀐다. 128명의 순위를 가리는 랭킹 라운드는 72발로 같지만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64강부터 결승까지 12발 승부로 바뀌었다. 한 발의 실수로 탈락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한 발을 쏘는 시간도 40초에서 30초로 줄었다.
그래도 규정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2010년에는 누적 점수제가 아닌 세트제로 점수 방식을 바꿨다. 세트에서 승리하면 2점, 비기면 1점, 패하면 0점을 주는 식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성과라면 선수 1명의 독주를 어느 정도 막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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