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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과 더민주 당권주자들, 그들의 '케미'는?


입력 2016.08.14 06:32 수정 2016.08.14 06:36        장수연 기자

대정부ㆍ현안에 '신중' 이종걸, '강성' 추미애ㆍ김상곤

성격면에서는 각자 공통분모 있지만 마찰 가능성 농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이정현 대표 체제 출범 후 첫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 대표의 손을 잡고 밝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11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김상곤(오른쪽부터), 이종걸, 추미애 당대표 후보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대통령선거를 1년 5개월 앞두고 선출되는 당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대선승리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정현 의원이 당의 수장으로 선출되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누가 이정현 대표의 맞수가 돼야 대선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각 주자들의 성격과 최근 정치권 현안에 대한 입장에 비추어 이 대표와 더민주 당권주자들의 '케미'를 분석했다.

◇성격으로 미뤄보는 '케미'는?

더민주 당권주자들과 이 대표는 성격면에서 공통 분모가 하나 씩은 포함돼있다.

우선 김 후보는 겸손한 스타일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결단력이 있다. '섬기는 리더십'을 내세우며 누구를 만나더라도 굽히고 들어가는 이 대표와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경기도교육감을 지낸 김 후보는 진보진영 교육계 내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개혁적 교육정책의 효시로 꼽히면서다. 속내를 감춘 겸손함이 마주한다면 마찰할 가능성도 농후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최초로 지역 5선을 달성한 추 후보는 '생존력'이 돋보인다. 특히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캠프 선거유세단장을 맡아 전국을 누비는 등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 점은 여권의 불모지 호남에서만 4번 출마해 3선에 성공, 당대표 자리까지 거머쥔 이 대표의 '생존력'과 결이 유사하다. 하지만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성격으로 상대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이 대표와 올곧지만 차가운 이미지의 추 후보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매끄럽게 협치를 이끌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는 경선 준비 과정이 이 대표와 가장 유사하다. 그는 캠프 구성을 최소화하고 돈키호테 선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베낭 하나를 둘러메고 전국을 다니며 민심을 청취했던 이 대표와 비슷하다. 당내 비주류라는 점도 이 대표와 공통분모다. 하지만 대여 강성이미지가 있어 이 대표와 현안 조율에 있어 난망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회의에 자주 늦어 '지각 종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당대표 취임 이후 작심한 듯 타이트한 스케줄을 소화해내는 이 대표와 소소한 신경전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정부, '복심' 이정현과 '강성 일변도' 더민주 당권주자들

다만 대정부 측면에 대해서는 이 대표와 더민주 당권주자들의 극명한 차이가 보인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인 이정현 대표 체제와 가장 크게 충돌할 지점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등장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이 대표는 이전의 김무성 전 대표보다도 훨씬 더 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역시 친박계가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실력행사를 공공연히 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당대표 선거가 주류 대 비주류 구도로 확정되면서 '대여 강경 노선'을 강조하는 선명성 경쟁이 치열하다. 헌정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1997년 대선 당시 DJ에 대한 지역감정에 맞서 싸워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은 추미애 후보는 2012년 대선을 '관권선거'로 규정하는 등 별명처럼 현 정부에 대해 강성 일변도로 경선에 임하고 있다.

추 후보는 12일 대구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관권선거를 다시는 발도 못 붙이게 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내각을 총사퇴시킨 후 거국 중립내각을 만들도록 관철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전 토론회에서도 "여러분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주권을 도둑맞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불통에 맞서겠다"고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11일 울산에서 열린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이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추 후보는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대통령에게 맞서는 건 정의가 아니라는 듯 말했다"며 "벌써부터 여당 의원에게 제갈을 물리고 군기반장을 자임하고 있다. 누가 국민을 위해서 맞서야 되겠나. 추미애가 강단있게 맞서겠다"며 전면전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비여의도 출신 평당원이지만 범주류 진영인 김상곤 후보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추 후보와 비교했을 떄 뒤지지 않을 만한 강성인 셈이다. 김 후보는 합동토론회에서 '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지가 있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국민 목소리에 계속 귀를 막고 있다면 탄핵 주장도 나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탄핵 요구가) 국민 다수의 목소리라면 당연히 당론을 모으고, 당론이 결정되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주류 대표 당권주자인 이종걸 후보는 추김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판의 강도가 약한 편이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을 우회적으로 겨냥하며 비주류의 표심을 공략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전기요금 누진제, 북핵 위기 등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연설을 구성한 데 이어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드배치, 이정현은 '필요' 더민주 당권주자들은 '반대'

이와 함께 극명한 입장차가 드러나는 부분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논란이다.

이 대표는 사드 배치와 관련,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관여를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11일 박 대통령과의 오찬자리에서 "참석자 전원이 엄중한 안보 현실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공감했다"며 "최고위원들이 (성주) 주민들에게 정부의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얘기해, 성주에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지만 계획을 취소해야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당대표에 당선되기 전에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당대표가 되면 사드배치 결정 투명공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사드 문제에 대해 모두가 필요성을 인정한다. 북한이 쏘아 대는 미사일을 막아내는 우산인데, 이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며 "의심이나 의혹이 가는 부분이 있으면 주민들 입장에서 그 부분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최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이 성주를 잇달아 방문하며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더민주에선 초선 의원 6명이 사드 배치 관련 의견 교환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며 역풍을 맞는 등 정치권의 개입으로 사드 배치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더민주 당권주자 가운데 추·김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간 국회 비준 동의를 사드 도입 조건으로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처음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드는 국익을 고려해야 해야한다"면서도 "정책에도 관광에도 안보외교통일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 사드를 지금 당장 배치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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