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볼트 3연패, 가장 인간다웠던 금메달
칼 루이스 제치고 사상 첫 100m 3연패
출발은 불안, 자신의 세계기록에 한참 못 미쳐
‘번개’ 우사인 볼트가 올림픽 육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볼트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m 결승전에서 9초81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지난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던 볼트는 올림픽 육상 100m 역사상 최초로 3연패한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볼트는 1984년 LA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연속 석권한 미국의 칼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그동안 볼트가 올림픽에서 홀로 ‘신의 영역’에 있었다면, 이번 대회는 가장 인간다운 금메달로 기억될 전망이다.
볼트는 첫 출전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초69라는 세계 신기록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2012 런던 대회에서도 9초63의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선 때부터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볼트는 출발 선상에서 카메라가 비춰지자 팬들의 환호에 답하기 위해 살짝 미소만을 보였을 뿐 다른 때보다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4 아테네 금메달리스트 게이틀린은 올 시즌 9초80을 기록, 시즌 베스트 기록을 지닌 금메달 후보였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볼트는 8명의 선수들 중 두 번째로 느린 0.155초에 스타트를 시작했다. 보통 3~40m 구간에서 선두로 치고 나오는 볼트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70m 구간에 도달할 때까지 가장 앞선 선수는 게이틀린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볼트는 특유의 가속을 앞세워 갑자기 치고 나가기 시작했고, 그대로 게이틀린과 경쟁자들을 제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골인 지점에 도달하며 가슴을 툭툭치는 세리머니도 이번에는 간소화했다.
기록은 9초81.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 신기록(9초58)과는 제법 큰 차이가 났지만, 새로운 역사를 쓴 전설에게 스포트라이트와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처음으로 인간다운 금메달을 따낸 볼트는 100m와 함께 200m, 400m 계주에서도 사상 첫 3연패를 노린다.
볼트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6일 오후에 시작하는 200m 예선에 출전한다. 200m 결승은 19일 오전 10시 30분, 400m 계주 결승은 20일 오전 10시 35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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