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뻑’ 이대훈 발차기에 호구된 전자호구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8.19 07:21  수정 2016.08.19 07:28

수차례 몸통 공격 성공하고도 인정 못 받아

이대훈은 수차례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고도 점수를 인정받지 못했다. ⓒ 연합뉴스

태권도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 이대훈이 아쉽게 4강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이대훈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8강전에서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8-11로 패했다.

아쉽게 탈락한 이대훈은 이제 동메달 획득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대훈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아부가우시가 지난 런던 올림픽 58kg급 금메달리스트인 호엘 곤살레스(스페인)를 물리침에 따라 이대훈이 패자부활전에 나서게 된 것.

이대훈 입장에서는 통탄할만한 경기였다. 특히 승부를 판가름한 3회전이 결정적이었다.

2-5로 뒤진 채 3회전을 맞은 이대훈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이미 수비 위주로 전환한 아부가우시는 심판의 계속된 경고로 벌점이 쌓이고 있어 역전도 가능했다.

이대훈이 노린 부분은 상대의 몸통이었다. 빠르고 날카로운 발차기가 아부가우시 몸에 수차례 꽂혔다. ‘뻑뻑’ 소리가 날 정도로 강력했다. 하지만 이대훈의 점수는 그대로였다. 앞서 출전 58kg급의 김태훈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같은 경험을 했다. 어찌된 일일까.

올림픽 태권도를 주관하는 국제태권도연맹(WTF)는 지난 2009년 전자호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판정 시비 때문이었다. 이전까지는 주심과 부심이 육안으로 판단해 점수를 책정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된 전자 호구는 판정의 공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육안으로 보더라도 정확한 공격이 들어갔으나 센서가 반응하지 않는 게 문제였다. 이번 이대훈의 발차기가 아주 좋은 예다.

사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센서의 숫자를 기존 7개에서 11개로 늘렸다. 심지어 발목 안쪽과 뒤에도 달려있다. 태권도의 발차기는 발은 물론 발목 쪽으로도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타격으로 상대에 충격을 주겠다는 격투기 본연의 기능을 살리고자 함이었다.

발차기가 상대 몸에 꽂힌다 하더라도 점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착용하는 호구에는 강도를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착되어 있어 일정 수준의 충격이 가해지면 게이지가 올라간다. 강도의 수준은 체급별이 높아질수록 함께 올라간다.

전자호구가 도입되기 전 같았으면 이대훈의 발차기는 점수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았다. 오히려 어이없었던 부분은 아부가우시가 승리를 결정지었던 3점짜리 얼굴 공격이었다.

아부가우시는 상대 공격이 들어온 틈을 타 잽싸게 얼굴 쪽 공격을 가했는데 충격이 미미해 이대훈조차 자신이 왜 실점했는지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었다. 헤드기어는 몸통에 가해진 25%의 충격만으로도 반응한다.

이대훈은 경기 후 “몸통에서 몇 점이 나와야 했는데, 내 공격의 타점이 부정확했는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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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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