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잉글랜드 최고의 골키퍼이자 맨체스터 시티의 심장으로 불리던 조 하트도 경쟁의 벽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하트가 호셉 과르디올라표의 새로운 희생양으로 떠오르고 있다. 낯선 상황이다. 2006년 맨시티에 입단한 하트는 2010-11시즌부터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맨시티와 두 번의 프리미어리그(EPL) 제패를 함께했고,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의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개막 이후 윌리 카바예로를 주전 수문장으로 기용하고 있다. 또 바르셀로나로부터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영입을 추진, 하트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브라보의 맨시티행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스포츠'와 '스포르트' 등 영국과 스페인의 주요 언론들은 지난 23일(한국시각) 브라보의 맨시티행을 일제히 보도했다. 브라보의 영입은 하트가 카바예로에 이어 ‘넘버3 골키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 골키퍼 포지션의 특성상 3인자는 사실상 주전들의 줄부상같은 큰 변수가 없다면 전력 외나 마찬가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왜 하트를 신뢰하지 않을까. 기술축구를 선호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골키퍼에게도 선방 능력보다 발재간과 수비조율, 빌드업 같은 전술적 능력을 요구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로 전 소속팀이었던 뮌헨에는 마누엘 노이어라는 세계 최고의 스위퍼형 골키퍼가 있었다.
하트는 공중볼 장악과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선방에 강점이 있지만 종종 기복이 심하고 골킥과 패스가 정교하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성향상 상극인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임으로 하트의 입지 위축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감독이 바뀌면 팀도 그 성향에 따라 선수구성과 색깔이 바뀌는 것은 일상적이다. 하지만 하트는 평범한 선수도 아니고 맨시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가깝다. 수년간 맨시티가 호성적을 올리는데 공헌도도 매우 컸다. 제아무리 과르디올라 감독이라도 해도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신해온 선수를 내팽개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르디올라 ⓒ 게티이미지
분명한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향상 눈 밖에 난 선수가 재신임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플랜에서 벗어난 선수에게는 철저하리만큼 가혹하게 다룬다. 바르셀로나 시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야야 투레,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마리오 만주키치는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주전 자리를 잃고 강제로 팀을 떠나면서 인간적으로도 불화가 일어났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은 25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슈테아우아와의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하트를 선발 기용했다. 철저히 배제하다가 모처럼 풀타임 기회를 줬다. 관중들도 하트를 연호하며 응원가까지 불렀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감독이 됐다”며 하트 이적설에 무게를 더했다.
하트는 이제 29세에 불과하다. 출전기회도 장담하기 힘든 벤치멤버로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경험과 기량이 아깝다. 잉글랜드의 주전 골키퍼이기도 한 하트가 벤치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러시아월드컵 예선에 돌입하는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큰 악재다. 임대나 완전 이적을 통해 돌파구가 절실해진 하트가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댓글 쓰기